엄마는 김치냉장고 쪽의 얼리어답터였다.
김치냉장고=딤채시절 이미 뚜껑형 딤채를 구입한 상태였다.
물론 나는 그곳에 맥주를 넣어서 시원하게 먹었던 기억뿐이다.
김치를 잘 먹지도 않으면서 해마다 김치를 담가야 하는 엄마에게 보관할 곳은 필수였다.
뚜껑형 딤채가 있음에도 엄마는 또 딤채가 필요한 듯했다.
문제는 자리였다.
오래된 냉장고지만 아무 문제없는 냉장고가 그 자리를 내주어야만 했다.
가전제품은 당연히 새것이 좋다.
하지만 알게 모르게 애착이 가는 물건들도 있다. 그게 가전제품일지라도...
여전히 저 스탠딩 딤채는 잘 쓰고 있지만,
엄마의 투박했던 저 냉장고가 가끔 그립다.
심지어 살아있을 때 보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