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도서관 오픈런을 하면서 느낀점은 이미 도서관은 비수기로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동네 중고딩 그리고 대학생들이 개학과 개강을 했으니 그만큼의 수요가 사그라들었고, 그냥 여유있게 널럴하게 도서관 자리를 사수할 수 있었다.
도서관을 가는 길에 중학생들의 등교하는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요즘은 그냥 9시까지만 가면 되는듯 보였고, 여학생들의 백팩에는 요즘 유행하는 키링이 최소 한 두개는 달려 있었다.
유행템이 참 귀여워 보였다.
춥다고 패딩을 입고, 그안에는 기모로된 맨투맨과 후드티를 껴입고 내가 주로 신는 운동화는 발이 시려서 좀 겨울용 운동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기도 잠시 이제는 겨우내 입었던 복장들을 집어넣어야 할 판이다. 여전히 일교차는 있지만 여전히 아침은 기온이 차지만 금방 더 올라갈 것이다.
개강도 개학도 없는 요즘 같은 봄날을 맞이하면서 문득 내 인생의 봄날은 언제였나 곱씹어봤다.
별다른 고민없이도 그냥 2010년 이맘때였던 것 같다.
적당히 젊고, 적당히 일도 하고, 적당히 돈도 벌면서, 적당히 차도 사고, 그냥 다니던 직장에 붙어있으면 되는 아름다운 세상.
하지만 나는 그만뒀다. 직장은 쉽게 그만두는 것이 별로 좋을 것은 없다.
그때야 젊기라도 했으니, 뭐라도 할 수 있는 기회와 가능성이 더 있지만, 한 해 한 해 지날수록 그만두는 순간 차가운 현실을 더욱더 차갑게 받아들여야만 한다.
아무튼 2010년이 문득 떠오른다.
다짜고짜 그만두고, 다짜고짜 떠나버렸던 세계여행이 생각난다.
지금도 후회나 미련은 커녕 그 선택으로 그 경험으로 그냥 잘 버티며 살아간다.
어차피 삶은 저지르지 않으면 지루한 삶의 연속이고 반복이다.
안전하고 안정적인 삶은 존재하지 않는다.
잔잔한 바다같은 시간이 지속될 것 같아도, 나도 모르게 언제 어디서 엄청난 파도가 나를 휩쓸지도 모른다.
그냥 살면서 한 번씩은 저질러야만 한다.
그게 퇴사든 여행이든, 퇴사 후 여행이든...
그냥 본인의 나름의 일탈이라면 기꺼이 찬성하는바이다.
올해도 무언가 잔잔한 바다같은 시간속에 내 스스로 파도를 좀 일으켜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