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북은 두 대나 있다.
물론 하나는 2018년에 구매한 맥북프로 15인치 고급형. 사실상 방치상태지만 글을 쓰는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 다른 하나는 작년에 구매한 m3 pro 맥북프로 14인치. 주력제품이다. 가장 쾌적하고 가장 완벽하다.
작업실에서 발열과 소음 그리고 배터리로부터 자유롭고자 23년에 구매한 m1 max 맥스튜디오도 있다.
거기에 아이패드도 있다. 구형이지만 글을 쓰는데는 아무런 문제가 되질 않는다.
사실 도구로부터 자유로운 것중에 하나가 바로 글쓰기다. 그림처럼 재료가 엄청드는 것도 아니고, 사진처럼 카메라와 렌즈의 비용이 드는 것도 아니다. 글을 쓰려는 의지와 집중만이 필요할 뿐이다.
문득 한 때 붓글씨로 나름 명필이었던 나의 유년기가 떠오른다. 그때도 장비나 도구는 존재했다. 붓도 족제비털이나 너구리털로 된 것은 붓에서 털이 절대 빠지지 않고 당연히 화선지에서 붓이 닿는 그 스무쓰함이 있었다. 나는 그냥 문방구에서 파는 가장 싼 붓털이 미친듯이 빠지는 걸 주로 썼다. 그래도 가장 잘썼다.
중학교때 운동에 소질이 있던 민재도 마찬가지다. 민재는 축구도 잘하고 농구도 잘하고 그냥 몸으로 하는 모든 것을 다 잘했다. 민재는 시장에서 파는 싸구려 운동화를 신거나 그냥 쓰레빠를 신어도 가장 잘했다. 물론 장비가 좋으면 더 그 실력을 도와줄 수는 있겠으나, 결국의 실력은 내 몸과 마음에서 나올 뿐이다.
공부방이 있었으면 공부를 잘할까? 물론 환경이 받쳐주면 도움은 되겠지만 그것이 절대적이지는 않다.
그냥 모든 것은 다 핑계고 변명일 뿐이다.
닥치고 그냥 원고지에 예전 방식으로 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