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더없이 좋을 나날의 연속이다.
적어도 나를 제외하면 말이다.
최근 몇 년간 내게 봄은 이상하리만큼 잔인하다.
좋은 나날이 이어진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지만, 어떻게 해마다 봄은 이따윈지 모르겠다.
날씨가 좋아서 어디를 쏘다녀도 좋은 나날인데, 난 서먹서먹해진 마음을, 울먹울먹해지는 눈물로,
지새워야만했다. 그렇다고 대단히 심각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다음이 없는 만남을 이어갔고, 다음이 없기에 언젠가 산산조각이 나도 감당하고 감내해야만 했었다.
나 스스로가 시작을 하지 말았어야 할 시간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