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야 하기는 하는데 자꾸만 소홀하게 되는 일들이 있다면 - by혠작가
✅ 이 글은 이런 분께 도움이 됩니다:
1. 나름 열심히 살고 있는데 어떤 할 일들은 도무지 손이 너무 안 가요
2. 잠들기 전에 그 일을 못했다는 생각에 압박을 받아요
3. 커리어, 관계, 재테크.. 균형 있게 잘 관리하고 싶은데 한 측면에만 집중하게 돼요
✅ 이 글(에서 제안한 방법)은 이런 효과가 있어요:
1. 나의 관점으로, 내 삶에서 중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꼼꼼히 따지며 정리하게 됩니다.
2. 손은 못 댔지만 중요한 삶의 영역이 구체화되어 작은 시도와 작은 성공을 일으킵니다.
3. 자기 가치에 따라 중요하지 않은 소음을 무시할 수 있는 기준이 생깁니다.
솔직히 오늘도 특별히 낭비한 시간은 없었습니다. 중요한 일들을 성실히 해치웠습니다. 뉴스레터 읽고, 집중해서 회의에 참석하고, 필요한 자료를 만들고, 동료와 수다 떨며 정보를 얻고 친목도 쌓고, 집에서 아이 숙제 봐주고. 눈을 떠서 할 일들을 해결하기 시작하면 금세 떠밀리듯 잠자리에 누워 있습니다. 문득 이상하게 불편합니다. ‘아, 재테크 좀 해야 하는데… 운동도 해야 하는데.’
많은 중요한 일들 중에서 어떤 ‘영역’에 있는 일들은 자꾸만 나중으로 미루게 됩니다. 저의 경우 익숙하지 않은 일, 덜 좋아하는 일, 재미를 느끼기 어려운 일, 먼 미래의 일들이 그랬습니다. 이런 일을 해야 한다는 결심이 반복된 시간만큼, 불안과 무기력의 그늘도 길어졌습니다. 저는 그냥 별 수 없이 ‘나는 이런 사람인가 보다, 먹고사니즘이 중요한데 어쩔 수 없지’라며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 새해 결심은 원래 그런 거 아냐? 라면서 요.
이 생각을 바꾼 계기는 우연이었습니다. 모 강의 플랫폼에서 ‘생산적 생산자’님이 PARA 기법 관련, 리처드 파인만의 12가지 중요한 질문을 언급하시며 강사님의 삶의 중요한 목표를 질문으로 만든 사례를 보여주셨습니다. 와 이건 해야겠다, 보자마자 생각했습니다. 곧장 제 것을 만들어서 초안을 뮹자까님께 보내드렸습니다.
뮹자까님은 본인의 버전으로 답해 주었습니다. 특히 소중한 주변 사람들, 반려동물에 대한 질문에는 ‘사랑하는’이라는 형용사를 넣어 가치의 선명함을 더한 부분, 개인적으로 더 중요한 요소는 더 세부적으로 질문을 나눈 부분이나 ‘무엇을 하고 있나?’라는 강하게 실행을 유도하는 질문 표현도 좋았습니다. 잽싸게 따라 했습니다.
보통 To Do를 정할 때 그 당시 상황에 따라 작성하게 됩니다. 외부 요청이 과다하게 반영고 급한 일이 먼저 자리 잡습니다. 관성에 의해 어제와 비슷한 일을 이어서 계획하게 됩니다. 애써 미래를 보며 장기적인 시각을 갖고 중요도가 높은 일들을 찾더라도 일, 관계, 건강 등 많은 영역 중 몇몇은 두루 뭉술한 상태로 손대지 않고 남게 됩니다.
12가지 질문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일단 큰 관점에서 인생 질문들 이기에 그 뿌리가 쓴 사람의 내면에 내려져 있습니다. 외부 상황에 휘둘림이 적다는 뜻이죠. 또한 질문의 형식을 가지고 있어서 답변을 해야 한다는 압력을 줍니다. 네, 계속 보다 보면 거칠게나마 답을 쓰게 됩니다. 답이 비어있는 질문은 괜히 눌러봅니다. 어떤 걸 신경 못쓰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넓은 정원을 가꾼다면 마치 이런 느낌이 아닐까 싶습니다. 늘 모든 곳을 가꿀 수 없지만, 돌아다니면서 어떤 곳이든 오래 손이 닿지 않아 시들고 잡초가 무성해지지 않도록 유지하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두루 균형 있게 사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삶의 에너지를 한곳에 집중해서 더 큰 성과를 내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는 하나의 방식이죠. 하지만 누구든 이런저런 삶의 측면을 골고루 잘 챙기며 살고 싶은데 어딘가로 자꾸 치우친다면, 어떤 중요한 일은 끝도 없이 미뤄진다면, 질문을 만들며 큰 도움 받으실 수 있을 겁니다.
생각하기 영 귀찮으신 분들을 위해 공개해 봅니다. 몇 가지 가져가셔서 시작해 보세요. 그렇게 시작해도 12개라는 숫자가 꽤 많기에, 평소 생각하지 않았던 것까지 애써서 생각해야 할 겁니다. 짜내서 생각해야 해서 좋았습니다. '이 이상은 없다'라고 생각하게 되었으니까요.
저는 이 질문을 각각 옵시디언에서 하나의 페이지로 만들었습니다. 페이지 안에 질문에 대한 답을 써 내려가기 위해서죠. 그리고 매일 아침 처음 컴퓨터를 켜면 질문이 모아진 페이지를 한 번 보고 하루를 시작합니다.
질문들을 매일 마주하면서 하지 않고 뭉개던 많은 일들을 시도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떤 일들은 막상 해보니 의외로 수월했습니다 (고양이 양치시키기 같은 것들이요). 그걸 깨달을 때 만족감은의 크기는, 그 일을 미뤄온 시간만큼 컸습니다.
이 12가지 질문을 일상에서 고루 만나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기획해 보았습니다.
(후속 편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