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챗GPT가 내 메일과 파일, 일정을 관리해 줘요 - 혠작가
국내 챗GPT 월간 사용자가 벌써 2,000만 명(!)이 넘었습니다. 이 정도면 서울특별시를 포함해서 전국의 광역시 인구를 합한 수준에 맞먹는데, 이를테면 대한민국의 큰 도시에 사는 사람은 어른아이노인 모두 빼놓지 않고 챗 GPT를 쓸 정도의 규모라는 말이니 정말 우리나라 사람들의 챗GPT 관심은 엄청난 수준입니다.
혹시 챗GPT를 더 잘 활용하고 싶어서 (또는 지브리 한번 해보고 싶어서) 유료 결제를 하셨다면, 그런데 아직 단순 질답정도로 활용하고 계시다면 챗GPT를 개인 비서처럼 쓸 수 있는 '에이전트 모드'와 '커넥터'를 활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에이전트 모드에 대한 보다 상세한 소개는 아래를 참고해 주세요). 이 글에서는 좋은 활용사례와 설정 방법을 소개하겠습니다.
"지난주 내가 안 읽은 뉴스레터 모아서 분류하고 요약해 줘"
"내 구글드라이브(or 원드라이브 or 드롭박스)에서 챗GPT 주제와 관련된 문서를 모두 찾아서 '챗GPT 활용 백서'라는 프레젠테이션을 캔바에서 만들어줘"
"내 노션에서 내가 써놓은 레시피들을 모두 모아서 정리해서 이번 주 식단을 짜고 다음 주 캘린더에 날짜별로 등록해 줘."
커넥터는 이렇게 개인이 사용하는 서비스에 접근해서 정보를 읽어오는 것, 정리하는 것뿐만 아니라 생성/편집하는 범위까지 대응 가능합니다. n8n 등 자동화 툴을 사용하셨던 분들이라면 이미 이런 활용을 하고 계셨겠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께는 에이전트에게 드디어 팔다리가 생겼구나! 하는 느낌을 받으실 겁니다.
오픈 AI에서는 커넥터를 활용하는 여러 가지 예시를 공개해 두었습니다 (여기에서 확인). Jira와 같은 프로젝트 관리 툴에서부터 팀즈와 같은 업무용 메신저까지 다양한 커넥터가 준비되어 있어 일정등록, 이슈관리, 파일관리, 코드관리 등 다양한 방향으로 활용이 가능하니 혹시 뭘 해야 할지 막연하시다면 한번 둘러보시기를 권합니다.
(초보용 섹션) 챗GPT의 다양한 모드를 아직 활용해보시지 않으셨다면, 아래 내용을 따라 해주세요 (이미 잘 아시는 분들은 스킵하셔도 됩니다.) 커넥터를 활용하시려면 채팅에서 에이전트모드를 선택한 다음에 개인 인증을 통해 서비스를 연동해야 합니다. 서비스가 연동된 상태에서 연동된 서비스와 관련된 요청을 하면 챗GPT가 알아서 동작합니다.
에이전트가 진정 유용해지려면 기존에 사람들이 쓰는 툴과 연결을 풀어내는 것이 1단계입니다. 이렇게 커넥터는 기다려왔던 기능이라 반가웠지만, 실제로 다양하게 활용을 해보니 몇 가지 한계가 보였습니다. 이 한계와 단점을 최소화하여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이 꿀팁도 챗GPT가 개선되면 더 이상 필요 없겠지만 현시점에 실제 활용을 위해 필요합니다. 유통기한이 있는 꿀팁이에요 ㅎㅎ)
정말 너무너무! 느립니다. 특히 메일처럼 뭐 하나 시켜놓고서 잊어버린다는 마음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파일 찾기처럼 드라이브 서비스를 쓴다면 단순 기능은 레거시 검색 기능이 더 빠릅니다. 따라서 요약이나 비교 등 가공이 필요한 일을(=챗GPT에게 시킬 가치가 있는 일) 시키고, 가능하면 '지난주' '지난 3개월'과 같이 기간을 주어서 챗GPT가 모든 파일을 훑어보지 않아도 되도록 해주세요.
정보를 읽어오고 가져오는 면에서는 잘 동작하는데, 직접 파일을 생성하거나 캘린더에 일정을 등록하는 '실행'측면에서는 안정화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복합적인 활용 (노션에서 조회한 정보를 캘린더에 등록)을 할 경우 한 단계에서는 성공(노션 조회)했지만 다음 단계에서 실패(캘린더 등록) 실패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성공한 단계 이후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단계를 나누어 명령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챗GPT와 관련된 보안 사고는 적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과 공유한 내용이 검색서비스에서 찾을 수 있다거나, 회사 기밀이 유출된 사례등 문제의 소지가 많습니다. 따라서 이 기능을 활용해 볼 때는 '만약 최악의 경우 내 정보가 다 노출되면 어떤 문제가 있을까'를 고려하며 사용하세요.
구글은 계정 생성이 자유로우니 활용해보고 싶은데 보안이 많이 우려되신다면 전용 계정을 만드시고, 공개가능한 정보 위주로 활용하시는 방법도 팁이 될 수 있겠습니다. (뉴스레터 전용 계정을 만들거나 트렌드리서치 전용 구글 드라이브를 만드는 식이요)
커넥터가 예상보다 빨리 출시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안정화 측면에서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해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넥터 업데이트 이후에 여기에 등록된 기존 서비스들을 더 적극적으로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챗 GPT의 활용도를 높이려면, 우선 구글 드라이브에 여러 가지 재료들이 갖춰져 있어야 하니까요. 커넥터가 크게 이슈화되지 않았지만 챗 GPT 에이전트는 플랫폼으로서 조용히 한 발 성큼 내디딘 것으로 보입니다.
언젠가는 저희 회사의 서비스도 3rd Party 커넥터의 one of them으로 들어간다면.. 하고 상상해 봅니다. 플랫폼에 종속되면 주도권을 넘겨주는 것 같아서 불편하지만, 한 편으로는 손쉽게 AI를 접목시킬 방안이라는 느낌도 듭니다. 빅테크들의 AI에 대한 말도 안 되는 투자규모와 독주를 보면 무엇이 현명한 전략일지 고민하게 됩니다. 여러분의 상황은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