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토이 아닌 돈 버는 AI 서비스를 꿈꾼다면 꼭 읽어보세요 - 혠작가
읽기 전에, 이 글이 도움이 되실 분:
✅ AI로 새로운 기능이나 서비스를 구상 중인 프로덕트 기획자
✅ AI로 퇴사와 경제적 자유를 꿈꾸는 예비 창업자
✅ AI로 Next Big Thing, 신사업을 꿈꾸는 전략기획자
✅ 회사에서 자꾸 AI로 뭐 해보자고 얘기하는데 멋진 멘트를 치고 싶은 직장인(!)
❌ 기존 AI 서비스를 다양하게/깊이 사용해보지 않으신 분이라면 이번 포스팅은 어려우실 수 있습니다.
일년 전, 아니 몇달 전만 해도 AI를 사용하여 뭔가를 한다는 것 자체가 사람들이 유입되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너도나도 AI를 도입하다보니 고객은 피로를 느끼거나 심지어 GUESS 모델 사태와 같이 거부감을 느낍니다. 이제 'AI가 적용되었다'는 이유만으로 흥행은 어려워졌고, 흥행에 성공한다고 해도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요즘 누구든지 AI를 활용하여 소수의 인원으로 번듯한 회사를 차리고 돈을 벌 수 있을 거라고들 합니다. AI로 서비스를 만드는 것은 확실히 쉬워졌습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함정이 있습니다. AI 서비스는 쉽게 복제가 가능하며, 서비스가 커질수록 비용(토큰·GPU·호스팅 비용 등)도 증가합니다. 게다가 투자자들은 이제 AI라는 말이 들어갔다는 것 만으로는 주머니를 열어주지 않습니다.
관련하여 오픈 AI의 프로덕트 리드인 Miqdad Jaffer가 수많은 AI 스타트업의 흥망성쇠를 분석하며 발견한 핵심 통찰(원문 보기)을 공유하였습니다. AI 제품은 전략적 설계 없이는 생존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비용 구조, 경쟁 심화, 투자자 기대치 - 이 세 가지 요인 때문에 AI는 SaaS와는 전혀 다른 접근이 필요합니다. 한계비용이 '0'에 가까웠던 기존 앱 서비스 기반의 창업과 비슷하게 생각시면 안 됩니다.
이 포스트는 Miqdada Jaffer가 소개한 AI 프로덕트 전략에 대한 내용을 상세히 다룹니다. 내용을 소개하면서 해설을 덧붙인 방식입니다. AI 기술적인 한계보다는 프로덕트를 성장시키는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어떻게 이를 극복해야 하는지 비즈니스적 관점에서 다루어 보았습니다.
Miqdad Jaffer는 수많은 AI 창업자의 성공·실패 사례를 분석하며, 모든 제품 결정을 검증하기 위한 4D 프레임워크를 고안했습니다. 혹시 현업에서 AI를 기반으로 새로운 기능/서비스/사업을 생각하고 계신 분들은 이 프레임워크를 기반으로 각자의 프로덕트를 꼭 점검해 보시길 바랍니다.
AI 기능은 일시적이지만, 해자는 영구적입니다. 시장이 평가하는 것은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제품이 점점 더 강력해지는 구조를 갖추었는지 여부입니다. 경쟁자에게 쉽게 따라 잡히지 않기 위해서는 이 해자를 어떻게 구축할지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a) 데이터 해자
데이터 해자는 단순히 데이터가 많아서 좋다는 뜻이 아닙니다. 사용이 늘수록 독점적이고 구조화된 고품질 데이터가 쌓이고, 이러한 데이터가 모델과 제품을 더 똑똑하면서도 저렴하게 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Duolingo는 수년간 축적한 학생 학습 데이터(어떤 문제에서 막히는지, 어떤 교정이 효과적인지 등)를 활용해 모델을 미세조정하여 신규 진입자가 따라오기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b) 유통 해자
사용자가 이미 쓰고 있는 워크플로우와 접점 안에 AI를 자연스럽게 심어두어 사용하는 과정에서 대규모로 확산되는 구조입니다. 설치/학습/전환의 마찰이 낮을수록 누적 속도가 증가합니다. Notion AI가 대표적이 사례로, 별도 제품이 아닌 기존 사용 맥락에 AI를 흡수시켜 쉽게 채택되도록 만들었습니다.
(c) 신뢰 해자
예측 가능성, 안전, 품질 보증으로 쌓인 신뢰 해자는 별것 아닌 것 같아도 한 번 쌓이면 가격이나 스펙으로 깨기 힘든 lock-in 효과가 발생합니다. 제가 예전에 지브리 포스팅을 했을 때, Kling에 대해 낯선 어떤 분이 서비스를 쓰는데 대한 우려를 댓글로 달아주신 적이 있습니다. 쏟아지는 AI 서비스들 속에서 신뢰가 낮은 서비스들은 당연히 가장 먼저 제외될 것입니다.
AI 시장에서 자주 보이는 상황 중 하나가 오픈 AI나 앤스로픽 같은 거대 기업이 새로운 프로덕트를 출시하면서 3rd Party에서 제공하던 기능을 무료로 풀어버리는 일입니다. 이는 예측해서 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미리 이 질문을 스스로 던져보아야 합니다. "오픈 AI나 앤스로픽이 같은 기능을 무료나 번들로 제공해도, 고객이 왜 우리를 선택해야 하는가?"
관련해서 가장 공감되었던 사례는 Perplexity입니다. 초반 서비스 출시 시점부터 단순한 답변이 아니라 출처, 인용, 검색 중심의 워크플로우가 강조되어 "검색은 Perplexity"라는 강력한 정체성 포지셔닝을 전달했습니다. 저 역시도 아직도 중요한 항목을 리서치할때 Perplexity에게 요청하거나, 적어도 병행하여 활용합니다. 특정 타깃, 특정 워크플로우, 특정 니즈에 깊이 맞춘 가치 정의가 필요합니다.
AI 제품은 사용자가 쉽게 채택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하며, 동시에 크게 확장된다고 하더라도 비용이 감당 가능하도록 설계되어야 합니다. 둘 사이에 균형을 고려하세요.
(a) 채택 원칙
마찰 제거: 사용자에게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요구한다면 채택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버튼, 추천, 자동화된 입력으로 경험을 단순화해야 합니다.
기존 워크플로우에서 만나기: 별도의 앱을 새로 열게 하기보다, 이미 쓰고 있는 툴 속에서 AI를 만나게 해야 합니다.
최소 실행 지능(MVI: Minimum Viable Intelligence): 거창한 AGI가 아니라, 특정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는 단일 기능으로 신뢰를 쌓아야 합니다.
(b) 비용 효율성 원칙
모델 라우팅: 80%의 단순 작업은 저렴한 모델, 20%의 고난도 작업만 고성능 모델로 처리합니다.
캐싱: 동일한 질문을 1,000번 할 때 매번 비용이 나가는 구조를 막고, 한 번의 결과를 재사용해야 합니다.
프롬프트 최적화: 모든 토큰이 비용입니다. 설계 단계에서 불필요한 토큰을 줄이는 것이 곧 비용 절감입니다.
좋은 아이디어도 가격 모델과 인프라 전략을 잘못 짜면, 규모가 커질수록 오히려 손해가 됩니다.
(a) 가격 전략
초기부터 사용량 기반 또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도입해야 합니다. 무제한 AI 기능을 약속하는 것은 곧바로 마진 붕괴로 이어집니다. (실제 많은 AI 스타트업이 여기서 무너짐). 미드저니의 경우에도 기본적으로 사용량 기반으로 플랜이 나뉘어 있고, 가장 상위 플랜을 쓰더라도 일정 기준이 넘어서면 사용량에 대한 추가 과금을 요청합니다.
(b) 인프라 전략
멀티 모델 접근: 단일한 공급자(OpenAI 등)에 의존하면 가격과 품질 모두 위험합니다. 공급망의 다각화라고 할까요? 여러 모델을 라우팅해 안정성과 비용 유연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도메인 특화 모델: 규모가 커지면 자체 특화 모델(예: 금융, 법률, 디자인 전용)을 훈련해 장기 비용을 낮추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OpenAI Product Lead의 분석이 던지는 핵심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AI 사업의 성패는 기술 우위가 아니라 경제성·방어력·신뢰를 통합한 전략 실행 여부에 달려 있습니다. SaaS에서는 초기 설계가 잘못돼도 수년간 버틸 수 있었지만, AI에서는 단 한 달의 폭주하는 추론 비용으로도 침몰 가능합니다. AI를 기반으로 새로운 기능과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면 무조건적인 낙관론보다는 냉정한 자기 평가를 통해 준비하시기를 권합니다.
쏟아지는 기술 뉴스를 따라잡기에도 버거운 요즘입니다. 이러한 검토는 차치하고 일단 빠르게 출시부터 하고 싶은 조바심도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속력보다 방향이 중요하다는 구태의연한 수사를 말씀드리며, 프로덕트의 흥행이 오히려 사업적 저주가 될 수 있으니 미리 진지하게 짚어 보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