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기획, 직무의 경계가 변하고 있다 - 혠작가
구글에서 스티치(Stitch)를 내놓았을 때 주변에서 반응이 매우 좋았으나 저는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UI는 원래 상당 부분 패턴화 되어 있어서 AI활용하기 딱 좋은 영역이었죠.
게다가 Loveable, Readdy, v0 등 이미 기성서비스가 훌륭한 수준을 보여주고 있었으니까요. 그럼에도 최근 구글이 내놓는 프로덕트들이 폼이 좋아서 미루고 미뤄왔던 스티치를 써보기로 했습니다.
프롬프트 창 앞에서 고민하다가 입력한 것은 ‘동네에서 하는 중고거래 디자인‘이었습니다. 저의 요즘 최애 서비스 그 당근을 떠올리면서 입력한 것이 맞습니다. 결과물을 보고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스티치가 그려준 화면은 놀랍게도 당근과 거의 똑같았습니다 (심지어 프로필 페이지에는 ‘당근’이라는 문구까지 그대로 적혀 있었습니다). AI가 ‘데이터 기반 디자인’을 한다는 어떤 부작용을 가져오는지 정확히 보여줍니다. 유사 서비스가 적을수록 표절 위험이 커질 수도 있으니 꼭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다시 요청했습니다. “당근이랑 너무 비슷하네. 독특하고 창의적이고 새로우면서도 중고거래 하는 사람들이 많이 쓸 만한 기능 제안해 봐 “. 회사에서 가장 많이 받는 요청을 스티치에게 해 보았습니다. 그 결과 제안한 기능은 아래와 같습니다.
판매자가 특정 시간 동안만 경매를 진행하거나 파격적 한린 가격으로 물품을 판매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구매자는 실시간으로 입찰하거나 빠르게 구매를 결정해야 합니다. 긴박감과 흥미를 불러일으키기 좋아 보였습니다.
가격 대신 다른 물품과의 교환을 제안하고 성사시킬 수 있는 기능입니다. 사용자가 원하는 교환 물품을 구체적으로 등록하고 매칭 알림을 받을 수 있도록 합니다. 이번에 난리 났던 귀멸의 칼날 키링처럼 랜덤 굿즈의 경우 이런 니즈가 종종 보이긴 했습니다.
무거운 물건을 거래할 때 근처 주민 중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을 연결해 주는 기능입니다. 예를 들어 혼자 들기 힘든 냉장고 거래 시, 도와주는 주민에게 커피 한 잔이나 소정의 수수료를 주는 방식이에요. 현재 당근에서는 알바에 속하는 기능인데 따로 분리하여 제안해 주었습니다.
저는 첫 번째의 플래시딜 기능을 선택했습니다. 당근을 쓰다 보면 종종 급처를 해야 할 때가 있는데, 이럴 때 판매자는 손해를 감수하게 되고 이 물건을 원했던 구매자도 거래가 순식간에 끝나므로 좋은 가격을 놓치게 됩니다. 시간제한 경매를 통해 가장 큰 가치를 느끼는 사람에게 물건이 낙찰되면 판매자도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 같았고 이 기능은 유료화도 가능해 보였거든요.
플래시딜 화면으로 스티치에서 그려준 것은 위와 같습니다. 판매자가 특정 시간 동안만 경매나 파격적 할인을 진행할 수 있는 구조로, UI에는 타이머, 남은 수량, 실시간 입찰 현황이 표시됩니다. 시간 압박을 통한 구매 결정 유도하는 도파민 뿜뿜 기능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압박판매를 선호하진 않지만 적절히 쓰면 서비스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UX적 재미뿐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 확장성도 보였습니다. 예를 들어 플래시딜 등록 시 수수료를 부과하거나, 거래 성공 시 일정 비율을 플랫폼이 가져가는 구조가 가능하겠습니다. 고객이 기대보다 높은 금액에 거래가 성사되었을 때 한해서 수고비를 받는 방식도 좋겠죠? 저는 상당히 괜찮게 느껴졌습니다.
좀 더 많이 사용해 봐야 정확히 알겠지만, 써 보고 나니 저의 자리의 위기가 느껴질 만큼 괜찮은 결과라고 생각했습니다. 예전엔 “AI와 함께 UI 스케치를 해보자”라고 썼는데, 이젠 “UI 스케치는 AI에게 위임해도 되겠다”라는 말이 더 정확할 것 같았어요. 이제는 도구의 진보가 아니라, 직무의 경계가 변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표절 및 저작권 리스크 같은 부분은 여전히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특히 경쟁자가 적은 롱테일 서비스일수록 학습 데이터가 부족하기 때문에 AI가 기존 서비스를 거의 그대로 복제해 낼 확률이 높겠죠. 스티치는 최종 서비스 산출물을 만들기보다 초기 탐색과정을 빠르게/꼼꼼히 부스트업 해줄 수 있는 촉매로 쓰는 것이 현재 단계에서는 적합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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