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막

by 식작가


소극의 불이
끊어질 필라멘트가
아니, 거의 탄 촛불 심지가

방의 모서리에서
빛을 뽑아내고 있다

나에게 남은
종말의 긍정이다

어둠에 피식 당하지 않은
소소한 공간이다

그마저도 없다면
증오와 분노만
나를 밝게 빛낼 것이다

나를 잡아두는
방패가 되어주는
소극의 불
끊어질 필라멘트
거의 탄 촛불 심지



2018.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