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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식작가 Sep 03. 2022

붕괴

붕괴는 서서히 그리고 은밀히
풀 한 포기가 성벽을 무너뜨리듯
조그만 뿌리로 돌덩이 쪼개듯
아무도 모르게, 그렇게 조용히

그건 풀도 뿌리도 모르지
자기가 성벽과 돌을 없앴다는 것.
누구의 일상을 침몰시켰다는 것.
붕괴의 이유가 되었다는 것.

그렇게 나는 성벽과 돌이
너는 풀과 뿌리가

하지만 하찮지 않아
하찮은 건 성벽과 돌일 뿐

붕괴는
아무도 모르게, 그렇게 조용히

아마 나밖에 모르겠지


2018.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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