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하지 않은 이에게
음지에서의 묵묵함은 미덕이며
감당해야 할 몫을 견뎌내는 것이
책임감이라 생각했다.
문득 그 '묵묵함'이 어느 새
'당연함'으로 전락해버린 건 아닌지
물음표가 떠나지 않을 때가 있다.
이럴 때면 내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가치가 훼손 된 기분이 든다.
이럴 때면 마음 속에
어마어마한 허무가 밀려든다.
어머어마한 쓸쓸함이 휘몰아친다.
세상에 혼자 남겨진 기분이 든다.
사람은 외로울 때
비로소 날 것의 나와 마주한다.
매우 낯설은 나와 마주한다.
그 마주함 끝에 새로운 길이 열리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