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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오르는 달 Nov 17. 2017

25. 나를 무너뜨린 어머니의 '한 마디'

그런 날이 있었다.


이 세상에 홀로 서 있는 듯한 날.

안 좋은 일이 내게 다 몰려온 듯한 날.

안팎으로 벌어진 사태를 수습하느라

한참 뒤에야 어머니의 부재 중 전화를

확인했다.


"정신이 없어 생일이 지난 지

이제 알았다.

미역국은 챙겨먹었니?"


온갖 악재에 진이 빠진 내

안부는 지극히 사소한 것이었다.


"일하느라 바빠서

그런 거 챙길 여유 없어요.

요즘에 안 좋은 일도 많아서

괴로워 미치겠어요"


잠깐의 침묵 뒤에 들려온

어머니의 말 한 마디.

"누가 뭐래도 나는 너를 이 세상에서

제일 귀하게 키웠다.

너의 생일이 하찮게 느껴진다는 게

너무 괴롭다"

그 한 마디에 무너진다.


일을 하며 중요하게 여겨왔던

가치들이 있었다.

책임감. 헌신. 인정.

그 것을 지키느라...

나를 지키느라...

주변이 아픈 줄 몰랐다.


흔하디 흔한 그 말에

진하디 진한 눈물이 흘러내렸다.


잊지 말자.

나도 당신도 모두

누군가에게는 제일 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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