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려주기
요즘의 내 관심은 '엄마의 유산 ' 공저준비를 위해 브런치에 매일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나를 성찰 하는것이다.
엄마로서의 내 모습을 돌아보고, 내가 줄 수 있는 정신이 무엇인지 깊이 들여다보고 있다.
성찰 과정이 힘들고 어렵다!!
지난날을 돌아보니 늘 일에 쫓겨 바빴던 엄마의 모습만 보인다.
6개월 아기를 데리고 일을 시작해 18개월부터 어린이 집을 다닌 딸에 대한 미안함과 늘 생각하고 행동하는 큰애에게 초등 저학년 때 크게 화를 낸 일이 떠올라 계속 마음에 걸렸었다.
주말에 예비 며느리를 집으로 초대했다.
캠핑장에서 첫 만남 이후 함께 저녁 식사 한번, 상견례 때 만났으니 횟수로 네 번째 만남이다.
예비 사돈댁에서는 아들을 두 번이나 댁으로 불러 맛난 음식도 해주셨기에 감사한 마음을 담아 아들 생일에 겸사겸사 집으로 초대한 것이다.
손님을 초대하면 우리 집은 대청소부터 시작한다. 평상시 바쁘다는 핑계로 집안 정리가 덜 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루 종일 함께 청소하다가 나는 아들에게 자연스럽게 물었다.
" 아들은 엄마에게 야단 맞았던 거 기억나니?"
" 자라면서 엄마한테 서운하고 있어?"
묻는 말마다 " 없어요", "진짜 없어요" 한다.
그래서 결국 "그때, 너 초등학교 1학년때인가 네가 대답만 "네" 하고 빨리 행동하지 않아서 엄마가 화장하다가 화장품을 바닥에 내리쳤잖아."
" 그랬어요? 진짜, 기억 안 나는데..."
" 그때 엄마는 네 표정을 읽었어. 경멸의 눈빛! '왜 이러지? 왜 이렇게까지 화를 내지?' 하는
네 눈빛을 보고 엄마가 바로 사과했지.
그 이후로 네가 대답하고 행동이 늦더라도 화를 안 냈지. 안 하는 게 아니고 네가 행동할 시간을 선택한다는 걸 알게 되니 기다리게 되더라고.
화냈던 그날, 그 순간에는 대답만 하고 행동하지 않는 널 보며 ' 엄마 말을 무시하네~'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동안 쌓였던 게 폭발한 거지.
근데 화내고 바로 깨달았어.
"네" 하고 대답한 네가 엄마말을 무시한 게 아니니까....
그래서 네 눈빛을 읽고 그 이후로 야단을 한 번도 안친 것 같아. " 말고 말했다.
그때의 내모습을 잊어다고 해준 아들이 고마웠기에 그동안 내 마음속에 있던 미안함을 이제서야 말로 전할수 있었다.
예비 며느리와 준비한 저녁을 먹고 다 함께 디저트를 먹는 시간!
며느리에게 준비해 두었던 행운의 열쇠를 선물했다. 딸이 결혼할 때 기념으로 구입했는데 그때 며느리 것까지 사둔 것이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아들이 딸에게 물었다.
" 엄마가 야단친적 있냐고 너한테도 물어봤어?"
나를 바라보며 무슨 말인지 궁금해하는 딸!
나는 아들을 보며 " 얘는 야단칠일이 없었지. 오히려 엄마가 일하느라 못 챙겨줘서 서운한 게 많겠지"
내 말을 듣고 딸이 한마디로 대답했다.
" 없어요!. 오히려 엄마가 일 그만두었을 때 우리 집 가난해지냐고 했잖아요. 일하느라 바쁜 건데 뭐가 서운해요? 고맙지!!"
눈물이 터졌다.
그날 아침에 엄마의 유산 공저 모임에서도 눈물이 터졌었는데...
아이들의 대답을 들으면 내가 더 미안하고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 묻지도 못하고 가슴에만 묻었던 질문이 해소된 것이다. 너무 고맙고 후련했다.
요즘 눈물샘 폭발이다. 난 원래 웃음 담당인데...
예비 며느리와 사위 앞에서 갑자기 눈물이 터진 것이다.
너무 민망하여 눈물을 겨우 겨우 수습한 후 예비 며느리에게 설명했다.
" 아들이 어렸을 때부터 대답은 빠르게 하는데 행동이 늦어서 내가 참다 참다 화를 크게 낸 적이 있었거든. " 그래서 그때가 기억나는지 물었었어.
그 말을 들은 며느리의 말이
" 저도 어제 엄마한테 그 일로 한마디 들었는데..
대답하고 행동이 늦다고 야단맞았어요, 엄마도 참다참다 화내셨다고 하더라구요" 한다.
아이쿠!! 아들이랑 ' 천생연분' 이다!
예비며느리에게 " 나는 아들덕에 훈련이 되어 그 일로 화를 낼 일은 없을 거다"라고 말했다.
대답했다는 건 내 말을 들었다는 것. 내 의견을 알았다는 것이고 행동하는 것은 아이들의 몫이니 부모인 나는 그들의 선택을 기다려주고 그 선택이 내 생각과 다르더라도 존중해줘야 하는 것이다.
오늘 나를 살아가게 해주는 힘은 ' 존중하기'이다.
직접적인 명령 대신 질문이나 요청을 하라
아무도 명령받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함부로 내리는 명령으로 생겨난 불쾌감은 굉장히 오래 지속된다.
분명히 나쁜 상태를 바로잡기 위해 내린 명령일지라도 말이다.
능률적인 지도자라면 직접적으로 명령하지 않고 질문하거나 요청한다. 질문은 지시를 보다 부드럽게 만들어줄 뿐 아니라 창의력을 자극하기도 한다. 사람들은 명령을 내리는 결정에 본인이 참여하면 그 명령을 쉽게 받아들인다.
잘못도 자연스럽게 고칠 수 있다.
상대방의 자존심을 세워주고 자기가 중요한 사람이라고 느끼게 하며 반감 대신 협조를 불러일으킨다.(주 1)
명령이 아니라 요청이 맞다!!
주 1) 데일 카네기
사진) ko_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