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산물의 만남이었네!

똥고집!

by 버들s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기만 해!"


아이야!

네가 태어났을 때 엄마가 너를 보며 처음 들었던 생각이고, 네게 처음으로 했던 부탁의 말이고, 너를 향한 엄마의 첫 소망이었단다.


네가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는 증거는

네가 이 세상에 처음으로 내보낸 네 '똥'을 보며 확인 했단다.


네가 몸이 안 좋아 병원에 가면 의사 선생님께서 꼭 묻던 말!

아기 똥은 언제 누었어요? 똥 모양은 어땠어요? 였단다.


그래서 엄마는 매일 기저귀를 갈아주며 네가 보내준 '똥'을 관찰했어.

색은 어떤지, 냄새는 어떤지, 모양은 어떤지....

네 신체적 건강 상태를 알려주는 신호였기에 엄마는 똥을 보며 반성도 했지.


모유를 먹은 너는 엄마가 무엇을 먹었느냐에 따라 똥색이 달라지고 모양도 달랐거든

몸에 들어간 그대로, 흡수된 그대로 너는 똥으로 배출하더구나.

아주 정직하게.


'똥'은 그런 거네.

네가 세상에 태어나 네 몸으로 만들어낸 첫 생산물이자,

네가 어떤 몸, 건강 상태인지 알려주는 정직한 신호이자,

네가 무엇을 먹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결과물이며,

새롭게 채우기 위한 비움인 거였어




그럼 '고집'은?

배고프면 먹여줄 때까지 울던 아기

기저귀가 불편해지면 갈아줄 때까지 울던 아기

안아달라며, 안아줄 때까지 울던 아기

원하는 걸 해줄 때까지 울었던 아기였던 너.

그게 너의 첫 고집이었어.


아, '고집'은 그런 거구나.

너의 마음을 담은 첫 주장의 산물이자,

말로 전하지 못하는 불편함을 끝까지 표현하는 신호이고,

'울음'이라는 도구를 활용하여

세상을 향해 너의 의지를 표현하는 결과물인 거야.

결국 네 정신의 첫 산물이 고집이었네.


'똥'은 몸으로 만들어낸 첫 산물이고

'고집'은 정신으로 만들어낸 첫 결과물이었어.

몸은 똥으로 존재를 증명하고, 마음은 고집으로 방향을 드러낸 거야


아이야!

말 못 하는 아기였던 너는 엄마에게

'똥'과 '고집'으로 소통을 시작한 거구나

네 상태와 의지를 알려주고 대화를 시작한 거였어.


결국 너의 '똥'과 '고집'은

네가 태어나서 첫 번째로 만들어낸 '너만의 산물'이고,

숨기지 못하는, 거짓 없는 '정직한 결과물'이며,

말 못 하는 너의 '절박한 소통' 방법이었네.


그런 '똥'과 '고집'의 만남인 '똥고집'은

신체와 정신의 첫 산물의 만남으로

몸과 마음의 시작의 만남이고

정직한 똥과 단단한 고집의 만남이며

숨길 수 없는 결과와 쉽게 꺾이지 않는 태도로

존재와 방향의 만남이었네.




엄마는 엄마의 유선 공저책에 작성할 첫 번째 키워드를 찾은 것 같아.

엄마에게 있는 똥고집!


엄마에게 있는 똥고집에 대해 찾아보다가

똥과 고집을 나누어 생각하게 되고,

너의 똥과 고집에 대해 돌이켜보게 되면서

너의 똥과 고집을 처음으로 마주했던 때가 생각나더라.


막 태어난

배고프다고 울던

불편하다고 울던 너

안아달라고 울던 너

엄마는 아무것도 바랄 게 없었지.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기만 해 다오.


엄마의 바람에 너는 똥으로, 울음으로, 고집으로 엄마에게 응답해 준 거야.

건강하다고, 배고프다고, 불편하다고 알려주는 신호였어.


이런 걸 '사유'라고 표현하는 건가?

사유는 단순히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넘어, 대상을 두루 살피고 깊이 있게 따져보는 정신적인 과정이라는데,

엄마가 브런치에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작가님들의 글을 보며 사유하는 것을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엄마가 사유를 시작한 것 같다.


이렇게 계속 글을 쓰다 보면 진짜 사유한 글이 나올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생긴다


깊이와 방향이 있는 글쓰기

가치를 재구성하는 글쓰기

엄마의 생각과 통찰들어간 글쓰기

그런 글을 쓰기 위해 엄마는 '사유' 흉내를 내보려고 해.


오늘도 엄마는 흥미롭고 재미있게 새벽을 열며 아침을 맞이한다.

나날이 새로워지는 엄마를 마주하는 즐거움으로,

너에게도 오늘이 그런 날이길 응원해!





' 씨앗 '


떨지 마

너를 버리는 게 아니야

흙 속에 너를 두고

떠나는 것이 아니야


놀라지 마

지금 뿌리는 물로

흠뻑 네 몸을 부풀려


너는

저기 처마보다 높은

나무가 될 테니까

두려워하지 마


저 처마 너머 세상은

이미 너의 자리를 준비했어


너는

너의 떡잎을 펴고

하얀 뿌리를 내려


의심하지 마

너는 이미

큰 나무이고


계속

더 큰 나무로

자라고 있어 (주 1)


너도 엄마도 오늘 하루 잘 자라보자!



주 1) 엄마의 유산 살아버리는 힘, 살아버리는 짓! 중에서, 김천기, 건율원


사진. ko_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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