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로 안되어~
인연
"인연이 그런 것이란다. 억지로는 안되어.
아무리 애가 타도 앞당겨 끄집어 올 수 없고,
아무리 서둘러서 다른 데로 가려해도 달아날 수 없고잉.
지금 너한테로도 누가 먼 길 오고 있을 것이다.
와서는, 다리 아프다고 주저앉겄지. 물 한 모금 달라고"
- 최명희의 [혼불] 중에서 -
물한 모금의 인연도 억지로는 안됩니다.
우연처럼 보이지만 반드시 필연의 뿌리가 있습니다.
놀라운 섭리가 그 안에 있습니다.
하늘이 내린 특별한 선물로 받아들이고 더 귀하고 소중하게 키워가야 합니다
그냥 맺어진 인연이 결코 아니니까요. (주 1)
위 '인연' 글은 직업상담사로 근무하면서 메일로 받아 읽게 된 고도원의 아침편지 중 한편이다.
이 글을 읽으면서 내가 상담하게 된 구직자들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일로 만나게 된 분들이지만, 그 많은 상담사 중에 나와 상담하게 된 것이 '인연'일 수 있다는 생각을 그때부터 했던 것 같다.
사람은 누구를 만나는지에 따라 인생이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경험도 해보았기에 이렇게 만나는 것도 '인연'이라고 생각하니 나와 상담을 하게 된 분들께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을 했다.
이 글은 캡처해서 내 카톡 프로필에 저장해 두었다가 틈틈이 꺼내 보는 글귀인데 어제 오랜만에 다시 꺼내어 읽어보게 되었다.
한기관에서 10년 넘게 근무하다 보니 동일 사업에 재 참여 하시는 분들이 생긴다. 그전에 잘해주었던 기억에 같은 상담사와 상담을 희망하기도 하시는데, 오랜 기간을 담당했던 상담사 입장에서 또 담당을 하게 되면 부담감이 많기에 배정 시 고려하여 동일한 상담사에게 배정되지 않도록 조정해 주신다.
어제 총괄 팀장님이 내 자리로 오셔서 바로 상담이 가능한지 급하게 물으셨다.
보통은 예약상담으로 상담할 자료 등을 미리 준비하고 상담을 시작한다. 이렇게 갑작스럽게 상담을 요청하는 경우는 극히 드문 경우다.
3년 전 나와 상담했던 민원인이 재 신청을 하게 되었는데 신청과정에서 접수팀과 불편한 말이 오가면서 큰 소리가 발생하고, 결국 팀장님과 과장님까지 만나게 되는 상황까지 벌어진 것이다.
팀장님이 판단하시기에 우리 안내가 부족했던 부분이 있어서 민원인께 사과하고 싶은 마음, 상황을 조기 종료하고 싶은 마음에서 내 자리에 오신 것이다.
" 화가 단단히 나셨는데, 예전에 버들 샘 하고 상담했을 때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하시며 또 상담하고 싶다고 하시네, 지금 상담 가능하지?"
그렇게 민원인과 마주 앉게 되었다.
나와 마주하게 된 민원인은 " 제가 선생님을 만나려고 이렇게 어이없는 일들이 발생했나 봐요, 원래 안 만났어야 하는데..."라고 하시며 멋쩍어하며 크게 웃으신다.
나도 밝은 얼굴로 "그러게요 선생님과 또 만날 인연이었나 봐요~"라고 웃으며 상담을 시작했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가도록 최선을 다할것이다.
2026년도 이렇게 새로운 인연들과 기존의 인연들이 얽히고설키며 채워갈 것이다.
"인연이 그런 것이란다. 억지로는 안되어.
아무리 애가 타도 앞당겨 끄집어 올 수 없고,
아무리 서둘러서 다른 데로 가려해도 달아날 수 없고잉.
지금 너한테로도 누가 먼 길 오고 있을 것이다.
와서는, 다리 아프다고 주저앉겄지. 물 한 모금 달라고" 라는
'인연' 글을 오늘 내가 한번 더 읽게 되는 이유인 것이다.
하늘이 내린 특별한 선물로 받아들이고 더 귀하고 소중하게 만들어 가도록 노력하련다.
주 1) 고도원의 아침편지. 인연. 2005. 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