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이 말로 표현된다는 것!

by 버들s

" 철수님! 철수님이 제일 중요해요, 철수님 인생만 생각하세요"




상담하다 보면 과거의 사람에 대해, 특히 퇴사에 영향을 미친 사람들에 대해 감정이 남아있는 분들이 종종있다.



나도 사람 때문에 힘들어서 퇴사했던 경험이 있기에 충분히 공감이 된다.

나는 퇴사 후 오랫동안 그 회사 근처에 가기 힘들었고, 그 근처에 가게 되면 혹시라도 그 사람을 마주칠까 봐 왠지 두리번거리게 되고 가슴이 조마조마하며 콩닥콩닥했다.


만약 마주치면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인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등 벌어지지 않는 일들을 생각하면서 불안해하게 되어 최대한 퇴사한 회사 근처는 잘 안 가려고 했던 것이다.


그것을 제외하고는 일상 생활에 큰 지장을 주지 않았기에 몇 년 지나니 많이 좋아졌다.

그러나 지금도 그 회사 근처에 가게 되면 약간의 긴장을 하게 되고 혹시 하는 기분도 남아있다.


그렇게 사람에 대한 트라우마가 어떤 것인지 경험해 봤기에 나는 상담을 하면서 상대방이 느끼는 마음을 다는 아니더라도 일부는 공감이 가능한 것이다.



오늘 상담하게 된 분은 '직장 괴롭힘'으로 퇴사를 한분이다.

어렵게 전직에 성공하게 되어 기쁨 마음에 누구보다 열심히 근무하셨다고 한다.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도 스스로 찾아 하게 되니 상사의 총애를 받게 되어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우수직원 상을 받게 된 것이다.


'상사의 총애와 우수직원 상'이 계기가 되었다.

먼저 입사한 선배들, 함께 입사한 동료들의 '공공의 적'이 된 것이다.

결국 상을 받고 몇 개월 버티다 정신이 갉아 먹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퇴사하게 된 것이다.


"덜 열심히 할걸 그랬어요 그런데 그 사람들, 특히 괴롭힘의 주동자였던 그 사람이 아직도 생각나요.

비슷하게 생긴 사람만 봐도 몸이 위축돼요.

그리고 화가 나기도 해요, 지금이라도 그 사람한테 뭔가 해야 할 것 같아요, 그냥 당하기만 한 것 같아 속상해요"


몸은 1년전에 퇴사했지만 감정은 아직 그 회사에 남아 계신 것이다.

많이 안타까웠다.

"그 사람한테 무엇을 하고 싶으세요?"라고 물었다.

그리고 한참을 얘기하는 내용을 눈을 맞추면서 들었다.

그리고 "그 사람이 철수님의 앞으로 인생에 중요한 사람인가요?"라고 나는 다시 물었다.

"하나도 안 중요해요!, 전혀 중요하지 않아요"라고 크게 대답하셨다


"그래요, 철수님의 인생에 가장 중요한 사람은 철수님이세요, 철수님 시간에는 가장 중요한 철수님만 생각하세요, 인생에 하나도 중요하지 않은 사람으로 그 귀한 시간을 허비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나는 진정성이 담긴 말로 철수님의 눈을 보며 말을 건넸다.


대답을 안 하시고 나를 물끄러미 쳐다만 보신다.

"철수님이 좋아하는 거, 좋아하시던 거 다시 시작해 보면 어때요? 요즘 AI 많이 쓰는데 써보셨어요? 라고 다시 물었다.

"아뇨, 요즘 아무것도 안 하고 살았어요"


IT 분야에 일은 안 하셨지만 관심이 많아 관련 직업훈련도 받으셨던 분이다.

나는 상담하기 전에 이분께 추천해 드릴 AI 관련 직업훈련을 검색해 두었고, 관련 정보를 준비해 두었었다

나는 알아봤던 직업훈련들을 소개해 드리며 AI 활용 결과물도 함께 보여드렸다.


자료를 호기심 있게 바라보며 재미있어하셨다.

나는 "바로 사람을 만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하시니 하던 일에 접목할 수 있는 AI활용을 배우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으실 것 같아요."라고 직업훈련을 권해드렸다.


표정이 밝아지시며 그렇게 하시겠다고 했다.

이왕 배울 거 제대로 배우고 싶다며 훈련기간이 긴 훈련을 받아도 되는지 물으셔서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훈련을 수강하다가 취업하셔도 되니 수강하고 싶으신 거 찾아서 훈련기관 상담도 받아보시고 오시라고 안내하며 상담을 마무리했다.

가시는 발걸음이 신남이 묻어 있음이 느껴졌다.



그리고 나는 내가 많이 변해있음을 느꼈다.

"철수님의 인생에 가장 중요한 사람은 철수님이세요, 철수님의 귀한 시간에 가장 중요한 철수님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사세요"라는 말,

오늘 내가 건넨 그 말속에는 진정성이 담겨 있었다....


나는 삶을 살면서 내 인생에 중요하지 않은 사람을 미워하는 시간으로 시간을 쓰는 걸 아까워 하기는 한다.

그렇지만 그 얘기를 상담에 진정성 있게 전달 하질 못했다.

공감해 주면서 위로의 말을 건네고, 대안을 제공하는 상담으로 마무리했던 것이다.


큰 틀에서 오늘 상담도 비슷한 맥락이었지만 그 안에 진정성 있는 말이 포함되었고, 진정성이 통했기에 구직자분은 공감하시고 방향을 바꾸신 것이다.


내가 단단해졌다!

나에게 있는 정신이 단단해졌다.

내 정신이 단단해지니 내가 상담하게 된 분들께 잘 전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글을 읽고 쓰다보면 '정신이 단단해진다'는게 이런 것인가 싶다는 생각이 든다.




너의 인생 전체를 파노라마처럼 펼쳐놓고 생각해 봄으로써 네 마음이 짓눌려서 압도되게 하지 말라.

네가 과거에 겪었고 미래에 겪게될 온갖 괴로운 일들을 한꺼번에 다 생각하지 말고, 현재 네가 당면한 일에만 집중해서, "이 일은 내가 도저히 감내할 수 없고 감당할 수 없는 일인가"라고 자기 자신에게 물어보라.


너는 네 자신이 그런말을 하고 있다는것 자체가 부끄러워지게 될 것이다.


너를 짓누르는것은 언제나 과거나 미래가 아니라 현재라는 것을 명심하라.


그리고 현재만을 따로 떼어놓고서 바라보고, 그렇게 해서 별것 아닌 것으로 밝혀진 현재의 일을 네가 감당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에는 너의 나약한 마음을 채찍질한다면, 네가 짊어져야 할 짐은 훨씬 줄어들게 된다.



주 1)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현대지성

사진. ko_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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