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거야....

불행하다고 느껴지지 않는다면...

by 버들s

생일날 아침!

함께 출근하는 차 안에서 남편이 슬쩍 말을 건넸다.


"생일인데 애들한테 좋은 선물 사달라고 해~! "

"우리 애들이 나한테는 선물이에요, 함께 밥 먹으면 그걸로 충분해요

우리가 별일 없이 하루를 보내는 것,

그런 무탈한 일상이 내겐 선물이에요,

그래서 요즘 나는 매일 선물을 받고 사는 것 같아...... "


엄마와 통화하면서 남편과 나눈 얘기를 해드렸더니

"그래, 선물 받을게 뭐가 더 있어, 네가 바랄게 뭐가 더 있냐? 더 욕심내지 말고 건강만 해! "


역시! 내 생각이 옳았다.

더 욕심내면 안 된다. 감사하고 살아야 하는 것이다.

엄마에게 지지도 받고 나니 아침 기분이 더 좋아졌다.

그리고 그냥 행복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최고의 한파가 와서 엄청 추워진 날씨도 내 기분을, 내 행복을 깨뜨릴 수 없었다.



행복의 사전적 의미는 생활에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함을 느끼는 상태이다.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는 상태에서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충분하다'는 모자람이 없이 넉넉하다는 뜻이다.

모자람이 없이 넉넉하다는 건 객관적일 수 있지만 주관적으로 느끼게 되는 부분이 더 크다.


나는 언제 행복하다고 느낄까?

나는 언제 행복하다고 생각했을까?


나는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욕망이 컸다.

그래서 행복해지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그런데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책을 다시 읽기 시작하면서

공저 모임을 하게 되면서

내가 누리고 싶은 행복, 내가 행복하다고 느끼는 상태에 대한 정의를 다시 세우게 되었다.


예쁜 것을 보거나

좋은 곳에 가거나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맛있는 것을 먹거나,

아무 생각 없이 침대에 누워 빈둥거리거나

혼자 조용히 책에 푹 빠졌을 때

그리고

가족들과 함께 여행할 때

가족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아이들이 내가 원하는 행동을 해주거나

내가 바라는 결과를 만들었 때 등

내가 원하는 것을 받거나, 누리게 되었을 때 행복하다고 느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원하는 것, 만족한다는 것은 그때그때 상황마다,

그때그때 마음마다 다르기에

같은 것을 봐도

같은 행동을 해도

같은 선물을 받아도

같은 것을 먹어도

같은 결과에도


같은 마음

같은 만족

똑같은 행복의 크기를 느끼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내가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을 다 시들여다 보며 내 행복에 대해 재정의를 해본다.


나와 남편, 그리고 아이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하루를 잘 살아내고 집으로 잘 돌아오면 나는 행복한 것이다.


무탈한 하루, 특별하게 큰일이 없는 하루,

가족들이 무사히 출근하고 퇴근하는 하루,

그런 하루가 나에게 행복한 하루가 된 것이다.

그래서 나는 요즘 매일이 행복하다.


[ 행복한 거야... ]


행복하고 싶어

행복하게 살고 싶어.

그런데 지금 행복하지 않아.


행복의 반대가 뭐라고 생각해?

'불행'

그럼 지금 '불행' 해?

아니, 불행하진 않아.


불행하진 않아? 그럼, 지금 행복한 거야.

네가 지금 행복 안에 들어가 있어서

네가 느끼지 못할 뿐이야.


행복하고 싶어

행복하게 살고 싶어.

그런데 지금 힘들어!


그래서, 불행해?

아니, 불행하진 않은 것 같아.


불행하지 않은 것 같아? 그럼, 지금 행복한 거야.

너는 지금 행복 속에 들어가 있는 거야

단지 네가 느끼지 못할 뿐이야.


불행하다 느껴지지 않는다면

불행하다 생각되지 않으면

그럼 행복한 거야.....


내가 내린 내 행복의 정의는

불행하지 않으면 행복한 것이다


남의 생각이 아니고.

남의 판단이 아니고

객관적인 모습이 아닌

내가 생각하기에 불행하지 않으면

불행하다고 까지 생각되지 않으면

행복한 것이다.


그렇게 마음먹으니 행복하려고 애쓰지 않는다.

행복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행복하다고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그냥 오늘 내가 해야 할 일을 하며

주어진 오늘을 살아갈 뿐이다.


사는데 힘을 빼게 된다.

하루를 내가 세워둔 루틴으로 채워갈 뿐이다.

가벼워서 좋다.

조금 피곤해도 내가 이겨낼 수 있는 만큼이다.

피곤해서 힘들어서 불행하지는 않다


남편과 아이들에게도 각자 이겨낼 만큼의 힘든 일만 생기길 바란다.

그렇게 무탈한 하루를 만들면 되는 것이다


엄마와 통화를 마치고 좋아진 기분에 감사한 마음 한가득 담고 자리에 앉아, 방문한 민원인을 맞았다.


"오늘 많이 춥죠? 오시느라 고생하셨어요."

"한파라더니 진짜 많이 춥네요....."

얼굴이 차고 손이 시린 게 눈에 보였다.

이럴 때는 따뜻한 사무실에 앉아 있는 내가 괜히 미안해지기도 한다


그때 생각난 '핫팩'


겨울이 되면서 핫팩 한 꾸러미를 선물 받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평상시 환경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살지는 않지만 핫팩을 쓰고 버릴 때마다 '꼭 필요했었나?'를 생각하게 되면서 되도록 쓰지 않는다. 그래서 여행 가서 쓰려는 마음으로 따로 챙겨두었던 것이다.


챙겨둔 핫팩을 얼른 찾아다가 민원인에게 건넸다.

"선물이에요,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그렇게 오늘 상담하게 된 모든 분들께 핫팩을 나누었다.


오늘 나를 만난 민원인이

나와의 상담으로 마음이 따뜻해지고

내가 건네드린 핫팩으로 손이 따뜻해지셔서

민원인의 오늘 하루가 무탈하게, 따뜻하게 보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았다.


생일날 선물을 받는 것도 좋지만, 선물을 나누는 기쁨이 더 크다는 걸 알게 되었다.


오늘 내 생일에서 가장 값진 선물은 핫팩을 나눌 수 있는 내 마음인 것이다.




행복과 불행은 내가 만드는 것


두 눈 다 잘 보이던 사람이

한쪽 눈을 다치면 불행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앞을 못 보던 사람이

한쪽 눈이 보이게 되면 행복해하겠지요


똑같이 한쪽 눈으로 세상을 보지만

그 조건이 한 사람에게는 불행이 되고

다른 사람에게는 행복이 됩니다.


행복과 불행은 다른 사람이나 어떤 조건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들 때가 많습니다


상대를 바꿔야 내가 행복해질 수 있다면

그걸 이룰 수 없을 때는

상대를 탓하거나 절망할 수밖에 없지만


불행의 원인이 나의 어리석음에 있고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이 잘못되어서 생긴 문제라면

아주 쉽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주 1)



주 1) 지금 이대로 좋다. 법륜. 정토출판


사진. ko_choi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