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하면 된다 인 듯~~
오늘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시는 분과 대화를 하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대화 주제가 라떼는 에서 요즘 학생들은~~ 으로 되었다.
그중 기억에 남는 대화가 우리 때는 "하면 된다"! 였잖아요, 요즘 학생들은 "되면 한다!" 에요
안될 것 같으면 애초에 시작조차 안 해보고, 시작했다가도 어려울 것 같으면 바로 포기해요. 그게 합리적이라고 말하고 다녀요!
교수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리고 헤어지고 난 이후에도 계속 "되면 한다"가 뇌리에 남았다.
나의 삶은 '하면 된다' 일까? '되면 한다' 일까?
내가 인생을 살아오면서 안될게 뻔히 보이면서도 도전해 본 것이 있던가?
내가 생각해 보고 될 것 같은 것만 도전하고 살았던 건 아닐까?
곰곰이 생각해 보다고 딱! 떠오른 것이 있었다.
분명히 안될 것을 알면서 도전해 본 것!
열심히 해도 안될 것이라는 걸 나도 알았고, 아이들도 남편도 다 하지 말라고 만류했던 것!
바로 공무원 시험이다.
8년 전쯤 인가....
고용노동부 9급 직업상담직 공무원 첫 공채가 있었다.
최초이기에 인원도 나름 많이 뽑았다.
시험과목은 국어, 영어, 한국사, 노동법개론, 직업상담.심리학 개론 이렇게 5과목이다.
가산점으로 직업상담사 1급/2급이 추가되었다.
노동법개론, 직업상담.심리학 개론은 내 전공과목이었고, 직업상담사 1급을 보유한 상태라 일단 가산점은 확보한 상태였다.
문제는 국어, 영어, 한국사 시험이고 그중에서 가장 난이도가 높은 과목이 영어였다.
영어공부를 하지 않은지가 어언~....
언제 했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나는 직업상담사로 전직을 하면서 직업상담사 분야에 전문가가 되려고 성격, 심리 검사등의 강사과정 및 직업상담사 1급도 취득하고 대학원도 다니는 등 많은 노력을 했다.
그러면서 마음에는 내가 하고 있는 일, 내가 근무하고 있는 기관을 관리 감독하는 고용노동부 공무원이 멋있어 보였다. 직업상담사 분야 전문기관에 근무하는 전문직으로 보여서 마음으로만 동경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직업상담직 공무원 첫 공채가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번이 기회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무원 시험은 청년들도 최소 2-3년은 고시원에서 공부만 해도 될까 말까 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첫 시험이라 홍보도 덜 된 상태이고 직업상담직이라 경쟁률도 낮을 것이라는 정보? 도 입수한 상태였다.
'내가 도전을 하게 된다면 이번이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이 아니면 평생 도전조차, 아니 꿈조차 못 꿔볼 것 같았다. 합격이 어려울 수는 있겠지만 도전이라도 해보고 포기하고 싶었다. 그렇지 않으면 도전해보지 못한 것에 대해 평생 후회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험이 6개월 남은 시점! 가족들에게 통보했다.
"공무원 시험공부를 하겠다"
아이들과 남편의 만류가 있었지만 나는 바로 동영상 강의를 수강 신청했다.
일하면서 밤마다 동영상 강의를 듣고 출, 퇴근 시 지하철에서 열심히 공부하다 내려할 역을 지나친적도 여러 번이다. 얼마 만에 몰입해서 공부라는 것을 하는지, 내가 공부를 이렇게 좋아하는 사람이었는지, 잠을 설쳐도 그렇게 피곤한 줄도 몰랐고 투정을 부릴곳도, 나의 투정을 받아줄 곳도 없었다. 그러면서 자신이 하고 싶어서 하는 공부는 이렇게 사람을 변화시키는 구나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시간이 되었다.
한국사 공부는 또 얼마나 재미있던지..... 학창 시절에는 역사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었는데......
그러나 영어와 국어는 역시나 너무 어려웠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넓디넓은 범위에, 깊고 깊은 내용에 할 말을 잃었고
'이래서 힘들다고 하는구나, 이래서 오래 공부해야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6개월 공부를 해가지고는, 공부를 하던 사람도 아니고, 고시원에서 공부만 하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공부를 해서는 합격은 택도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포기를 할 수도 있었지만 마음을 다르게 먹었다.
합격은 당연히 안될 거고, 영어 시험에서 내가 정확하게 이해하여 풀 수 있는 문제가 5개 이상이면 계속 도전할 것이고 만약 5개도 안되면 이번으로 포기하는 것이라고 그렇게 스스로에게 약속을 하였다.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해 공부했다.
시험일! 역시~ 역시~~ 시험은 너무도 어려웠다!
나는 이번을 끝으로 공무원 시험을 보지 않기로 결정했다. 내 길이 아닌 것이다!!
무모한 도전이었지만
후회는 없다!.
미련이 남지 않을 만큼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련했다!!
스스로에게 나름 고생했다, 노력했다고 토닥여주며 집에 도착했는데 딸이 꽃다발과 합격카드 그리고 파운드케이크를 준비해서 서프라이즈 파티를 해주었다.
시험만 응시했는데 축하라니.....
"결국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왔네. 엄청나 엄청나! 결과가 어찌 되든 엄마가 완주한 것에 큰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라고 딸이 써준 글에 큰 감동을 받았다! 이거면 되었다.
나는 역시 '하면 된다'인 것 같다. 아무것도 안 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