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만남

불안감을 설렘으로..

by 버들s

'낯설다'를 네이버를 찾으니 '눈에 익숙하지 않다, 처음 접하여 익숙하지 않다'라고 나온다.


나는 낯선 것보다 익숙한 것을 선호한다.

장소, 물건, 일, 사람 등.. 새로운 것보다 익숙함이 주는 안정감, 편안함이 너무 좋다.


오늘 강의가 있어서 낯선 길을 달려왔다. 다행히 여유 있게 도착해서 강사 휴게실에서 대기 중이다. 곧 낯선 사람들 앞에 서게 될 예정이다.


오늘 교육생분들은 신입직원들이다. 기본 직무과정 2주간의 교육 일정 중에서 오늘이 마지막날이고 내가 마지막 시간을 맡게 되었다.


교육생들도 매시간ㆍ매교육이 다 낯설것이다.

교육이 다 끝나면 낯선 곳에 출근하여, 낯선 사람들과 만남을 시작으로 낯선 업무를 익히기 시작하여 계속 보고, 계속 익히고, 계속 일하면서 익숙해질 것이다.


그렇게 생각해 보면 무엇을 시작하게 될 때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야 한다. 아니, 그 두려움을 이겨내고 실행해 옮길 용기가 필요하다.


어떤 사람은 그 용기가 쉬울 수 있고, 또 어떤 사람은 그 용기 낼 힘이 없어 포기를 택하기도 할 것이다.


사실 나는 요즘 내적 갈등을 겪고 있다. 강의장에 오는 길에도 계속 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최근 반가움과 호기심, 순간의 열정으로 낯선 분들과의 낯선 모임에 손을 번쩍 들어 참가 신청을 하였다. 그런데 자꾸 '내가 참가할 자격은 되는 거야?, 참여해서 선배분들 사이에서 어쩌려고? 왜 참가하려고 하는데?' 등 낯선 모임에 대한 두려움, 불편함이 자꾸 나에게 물으며 포기하기를 종용한다.


내가 살면서 이렇게 완벽하게 낯선 사람들과의 모임에 참여해 본 적이 있던가?


있었다!. 2008년 12월 청소년지도사 연수!


연수원 장소가 우리 집에서 자차로 3시간 정도 소요되는 곳이었다. 연수 관련 카페에 우리 집 인근에 거주하시는 분이 다리에 깁스를 하게 되어 연수 참여에 어려움이 있으니 카풀 가능하신 분 도와달라는 글이 올라와 있었다.


그 당시 나는 10년 넘게 하던 일을 접고 어떤 일을 새로 시작 해야 할지 고민이 많은 시절이었다. 기존에 했던 일에서 완전히 벗어나고 싶은 마음, 새롭게 인생을 시작해보고 싶은 마음에 주변 지인들과 연락을 다 끊고 혼자 동굴속에 들어가 있었다.


동굴에 들어가서도 계속 안으로 안으로 굴을 파고 있어서, 자존감과 자기 효능감이 바닥을 치며 실패했다는 자책감으로 우울도 크게 자리 잡아 앞날도, 미래도 보이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였다.


낯선 분과 3시간 동안 동행? 차 안에서 둘이?.....


저랑 함께해요!라고 말을 할 수 있는데 까지 정말 큰 용기가 필요했다.


청소년지도사 연수에 참여하려면 관련 과목을 다 이수한 후 면접을 보고 합격까지 해야 한다.


어렵게 노력해서 얻은 기회일 텐데..... 다음 연수까지는 기간이 많이 소요되고 또 자격증 발급까지 시간이 더 많이 걸리게 되는 것이다.


'얼마나 애가 탈까?', '어떤 마음으로 글을 올렸을까',' 만약 나였다면?'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결국 연락을 취하게 되었다. 그리고 추가로 카풀 함께 하실 분을 모집했다. 도저히 둘이는 자신이 없었다.


그렇게 해서 셋이 연수길에 올랐다. 이름도 나이도 소속도 모르면서, 오직 청소년지도사 연수를 가는 목적하나로 낯선 사람들의 3시간 동행이 시작되었다.


몸이 불편하신 분이 뒷좌석에 앉으시고 새로 참여한 분이 내 옆에 앉으셨다. 그리고 편안하게 대화를 이끌어 주셨다.


그분은 직업훈련기관에서 근무하신다고 하며 본인이 하는 일에 대해 얘기해 주셨다. 난생처음 듣는 기관이었다. 취업을 도와주는 곳으로 본인은 교육 상담을 하고 계신다고 하는 소리에 귀가 번쩍 뜨였다.


"사실 제가 지금 일을 찾고 있어요. 저를 잠깐 보셨지만 혹시 제게 추천해 주실 만한 직업이 있을까요?"

정면만 보던 시선이 나를 응시하며 '요즘 직업상담사 직업이 인기가 많아요. 잘 어울리실 것 같아요!"


연수원에 도착 후 우리 셋은 각자 소속된 반으로 흩어졌다. 그렇게 3시간의 낯선 만남은 끝이 났다.


아니 끝난 게 아니었다!


그분이 알려주신 '직업상담사'!

나는 일상으로 돌아와 직업상담사 분야에 대해 열심히 알아보았다. 직업상담사 2급 자격증 시험 1차가 다음 해 3월 초에 있었다. 내게 주어진 시간은 3개월이 채 되지 않았다. 학원들은 이미 개강을 다해 다닐만한 곳이 없기도 했지만, 학원까지 왔다 갔다 하는 시간도 아깝게 느껴져 독학을 선택했다! 교재를 구입하고 하루 10시간 이상을 자격증 시험공부에 몰입했다.


결국 필기시험과 실기시험을 각각 한 번에 합격하여 5월에 자격증 취득과 동시에 취업이 되면서 직업상담사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렇게 이 길에 들어서게 된 것이다.


스스로 가장 낮게 존재하고 있을 때 기존의 모든 것을 벗어나 완전히 낯선 사람들 속에서 새로운 길을 알게 되었고, 그 길을 가는 방법을 터득하며 최선을 다해 노력하여 지금 이렇게 사내 강의까지 하고 있는 것이다.


우연히 알게 된 직업이 천직이 된 것이다! 그 우연은 내가 불편한 낯섦을 용기 내어 선택했기에 얻을 수 있었다


이렇게 글을 쓰다 보니 낯선 모임에 가는 게 맞다. 정리가 되었다

기존의 나에서 벗어나 또 새로운 나를 마주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래! 두려움, 불편함을 설렘으로 바꿔보자!!


그러고 보니 낯선 길은 겁이 안 난다. 왜냐하면 내비게이션이 친절하게 길안내를 해주기 때문이다.


낯선 교육생들에게 낯선 업무와 낯선 환경에 내가 준비한 교육 내용이 내비게이션 역할이 되어 줄 수 있길 바라며 교육하러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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