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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웨이브리지 Jul 31. 2021

오 마이 갓! 배틀 로얄 그 자체인 우리들의 직장

[10년 후 더 빛나는 책] 크래프톤 웨이 (이기문 지음)

“그래도 우린 지금보다 나아가야 한다.”


영화 “배틀 로얄 (Battle Royale, 2000)”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나나하라 슈야의 독백이다. 크래프톤의 현재 모습이지 않을까 한다. 이 영화는 평점이 높으나 다소 무서우니, 굳게 마음먹지 않는 한 보는 것을 추천하지 않는다.

배틀 로얄 장르의 대표 게임(PUBG)과 영화(헝거 게임)


기업의 성장 목표

케네디 데이비스의 “미국사”를 통해, 한 국가의 탄생과 성장을 살펴보면, 국가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다양한 권력으로부터의 차별 극복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다. 얼마 전에 출판된 “크래프톤 웨이(이기문 지음)”는 2007년에 설립된 한 기업의 탄생과 성장을 이야기하고 있다. 기업 역시 지속적으로 매출과 이익의 성장을 목표로 하나, 구성원이 하나씩 배틀 로얄 게임처럼 떨어져 나가지 않기 위해서는, 기업의 성장 목표와 함께, 구성원의 성장이 목표의 하나이어야 한다.


소설과 영화보다 재미있는 크래프톤 웨이

베틀그라운드 게임을 하지 않아 읽기를 망설였지만, 8월에 IPO를 앞두고 화제가 되는 회사이고 책에 대한 추천이 많아 펼쳐보게 되었다. 책을 펼치고 주말 내내 한 번에 끝까지 읽을 정도로 빠져드는 내용이다. 


크래프톤 웨이는 한 기업을 미화하지 않고 실재와 가까운 기업의 운영과 고민을 이야기하는 기업 소설이다. 크래프톤 웨이는 아리스토텔레스가 시학에서 이야기하였듯이 스토리의 방정식을 정확히 따르고 있다. 잘 나가던 투자자와 게임 디렉터들이 회사를 창업하여 3년 후 추락하는 모습과 지지부진한 10년을 거치고, 우연히 영입한 인재가 대박을 터뜨리게 되는 것 말이다. 이 책을 통해 이기문이라는 걸출한 작가를 발견하게 된다.


기업을 설립해 가는 과정에서 비전, 인재, 직원들의 유지, 게임의 제작에 대한 내용이 흥미롭다.


기업의 비전

서로 낯선 사람들이 하루 종일 부대끼면서 굳이 회사에 모여 일하는 이유가 비전이다. 왜 함께 하여야 하는 가이다. 비전은 사람들을 묶어 주는 것이다. 함께 하여 세상을 변화시키겠다. 이를 통해 개인도 함께 성장한다를 지향해야 한다. 세계 최고 회사, 세계 1위 회사라는 비전은 빛 좋은 개살구이다. 함께 참여하는 구성원들이 성장할 수 없다면 허울 좋은 구령일 뿐이다.

블루홀은 “MMORPG(Massive Multi-player Online Role Playing Game)의 명가”를 비전으로 선택하였고, 현재는 MMORPG에서 벗어나, 배틀 로얄 게임과 모바일 게임을 수용함으로써 “게임 제작의 명가”로 변경하였다.


인재

기업의 3대 생산 요소가 이전에는 노동자, 토지, 자본이었다. 현재 지식 사회로 변모하며, 지식 기업의 3대 생산 요소는 이제는 인재, 지식, 그리고 자본이다. 토지는 더 이상 요구되지 않으며, 생산량이 이제는 노동의 양과 비례하지 않는다. 지식과 그 지식을 활용하여 다른 가치를 만들어 내는 인재가 필요하다.

노동자와 인재를 구분하는 것은 “대체 불가능”의 여부이다. 대체 불가능한 인재는 같은 그림을 그릴 더라도, 누가 그리냐에 따라 확연히 달라지게 한다.


직원들의 유지

게임의 흥행은 게이머의 집객(Acquisition)과 게이머가 떠나가지 않도록 하는 유지(Retention)로 이루어진다. 게이머의 유지를 위해서는 캐릭터가 계속해서 성장하여야 하며, 매력적인 스토리로 몰입감을 주어야 한다.


직원의 유지도 게임의 흥행과 비슷하다. 계속하여 함께 하기 위해서는 각 직원이 성장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 놓아야 하며, 지금 하고 일이 재미가 있고 몰입감을 스스로 느껴야 한다. 한편 직장 내에서 배울 선배가 없다고 느낄 때, 안타깝게도 직원들은 떠나간다.


게임의 제작

게임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재미이다. 다만 재미는 각 개인이 어떤 궤적과 경험을 했느냐에 따라 개인마다 느끼는 것이 다르다. 그래서, 게임을 제작할 때는 1) 게이머, 2) 개발자, 3) PD, 4) 관객 으로서의 재미가 무엇인지를 구분하여야 한다. 시장 흥행은 게이머와 관객에게 달려 있다.


하나의 MMORPG 게임을 제작하는 것은 대개 3년의 제작 기간과 150명 이상의 참여로 300억 정도의 투자가 필요한 큰 프로젝트이다. 반면에 MMORPG를 벗어나, 일종의 슈팅게임이자 베틀 로얄 장르인 베틀그라운드(PUBG)는 8 개월 간 40억 원을 들여 개발하였고, 서비스 런치 후 3년 3개월간 2조 8천억 원(700배)을 벌었다고 한다.


블루홀에서 크래프톤까지

크래프톤은 블루홀로 회사를 시작하여 10년이 지난 2017년 이후, 배틀 로얄 게임 장르로 대반전을 하고 있듯이, 기업 블루홀의 탄생에서부터 현재의 크래프톤의 모습은 배틀 로얄과 구조가 똑같다.


결국 게임 시스템을 만든 투자자와 우연히 게임의 후반부에 조인한 착한 주인공이 성공한 구조가 배틀 로얄 장르의 영화를 연상케 한다. 배틀 로얄 장르의 영화로 유명한 “헝거 게임(2012)”에서 우승자는, 착한 의도로 동생을 대신하여 참여한 제니퍼 로렌스(캣니스 역)였듯이 말이다. 제니퍼 로렌스는 이후 시스템에 도전하게 된다.


그래서 크래프톤 웨이를 들여다보면, 지속적인 성장과 스토리 텔링이 이어질지 고민이 느껴진다. 그렇지만 지속적으로 신규 과제 제안을 이어가고 있다.


by 웨이브리지, 글모음 https://brunch.co.kr/@waybrid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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