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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웨이브리지 May 22. 2022

오늘부터 올랐어요

[10년 후 더 빛나는 책] 인플레이션 (하노 벡 지음)

자주 가던 음식점에서 불과 일주일 전과 달리 눈에 띄게 가격이 올라서 물어보니, 돌아오는 답변이 “오늘부터 올랐어요.”였다. 올해에는 어디를 가든 자주 듣게 되는 말이 될 것 같다.


양적 완화와 양적 긴축

지난 2년간 지속된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해 각 국 중앙은행에 의한 양적완화(QE, Quantitative Easy) 정책으로 사상 최대의 화폐를 발행하였고, 상품의 가격은 수요 부족으로 동결된 반면에 부동산, 주식, 가상 화폐는 풍선처럼 상승하였다.


코로나(COVID-19)가 진정되며 엔데믹으로 가는 중에 미국 등의 중앙은행은 이제 화폐의 유동성을 줄이기 위하여 양적 긴축(QT, Quantitative Tightening)으로 돌아서게 되었다.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였고, 지난 2년 동안 발행한 채권에 대하여 정책 변화를 통해 화폐의 유동성을 줄이기 시작하였다.


이러는 와중에 2018년부터의 미국-중국 무역 갈등, 2022년 발생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공급망이 붕괴되고, 에너지와 곡물의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즉, 인플레이션의 기운이 경제 전반에 스며들고 있다. 미국의 소비자 물가의 연간 상승률은 2022년 5월 8.3% YoY, 한국의 물가 상승률은 5.4% YoY이다. 소비자가 느끼는 물가 상승률은 자동차 휘발유와 음식점에서 느끼듯이 20% 이상의 물가 인상을 체감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의 역사

인류의 역사는 곧 화폐의 역사이며, 지난 2,000년간 인플레이션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역사를 통해 인플레이션은 하나같이 정치인의 욕심에 의해 유발되었다. 전쟁을 시작하거나 전후 회복을 위한 국채의 발급, 선거 승리를 위한 포퓰리즘 성격의 선심성 정책, 그리고 정부의 채무를 변제하기 위하여 인플레이션을 유도하는 것과 같이 하나같이 정치의 변동에 따라 인플레이션은 일어났다.


지난 2,000년 동안 인플레이션의 가장 큰 피해자는 우리와 같은 소시민이었다. 자산은 거의 없이 적은 현금만을 보유하고 있는 중산층과 하류층에게 있어서 인플레이션은 화폐 가치의 폭락이다. 특히, 1923년 1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후 독일에서 발생한 마르크화 폭락에 따른 인플레이션은 최고조에 달하였다. 소시민이 평생 모은 돈으로 신문 1부 또는 빵 한 조각(1922년에 160마르크에서 1923년 말 2,000억 마르크에 이름, 12억 배 상승)을 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16세기 프랑스의 정치가이자 사상가였던 장 보뎅(Jean Bodin)은 화폐 수량설을 통하여 인플레이션을 설명하였다. 유동성이 풍부해지면, 물가가 올라가는 것을 양팔 저울을 통해 쉽게 설명하였다. 저울의 한쪽 끝에는 돈을, 다른 한쪽에는 재화올려놓는다. 지금은 재화는 상품과 자산(부동산, 주식, 가상 화폐)로 구분된다.


30년 만에 맞게 되는 인플레이션

1990년 이후 30년간은 세계 경제 최고의 안정기였다. 2~3%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고 경기 침체의 디플레이션을 막는 게 각국 중앙은행의 지상과제였다. 케인즈(John Maynard Keynes, 1883~1946)가 제시한 경제학에 따라 각 국 정부는 경기가 침체되면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부족한 수요를 늘리기 위해 돈을 풀어서 해결하였다. 고용 증대를 통한 수요 창출을 만들었다.


독일의 경제학자인 하노 백은 2017년 ‘인플레이션’ 책을 출판하며, 몇 년 안에 유동성 과다로 인한 경제 위기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하며, 인플레이션에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그의 예상과 달리 팬데믹으로 또 다른 경제 위기가 갑자기 찾아왔고, 팬데믹 해결을 위한 정부의 보조금 정책은 기존의 유동성 과다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되어, 2022년 현재 인플레이션과 경제 위기는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대한민국은 광복 이후 지난 77년간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국가 전반적으로 개척정신이 강했고 교육의지가 강했다. 1945년 광복 후 정부가 추진한 토지의 회수와 분배를 통해, 그리고 높은 인플레이션을 겪음으로써 국가 부채는 줄고 기존 지주들의 채권의 가치가 폭락했으며 일반인이 구입한 토지의 가치는 폭등하였기 때문에 의도치 않은 부의 분배가 이루어져 많은 사람들이 빈부의 차가 급격하지 않은 동일한  출발선에서 달릴 수 있었던 것이 국가 발전의 하나의 요인이다.

이에 따라 광복 후 77년이 되어가는 지금 선진국의 반열에 들어서게 되었다. 또다시 인플레이션이 발생했을 때 통화 정책만으로 어떻게 Soft Landing 할지는 지금 초미의 관심사다.


인플레이션은 얼마나 지속될 것이며, 소시민인 우리는 어떻게 대응하여야 하는가

지금은 30년 만에 처음으로 겪는 인플레이션의 시대이다. 다만 인플레이션이 예상됨에 따라 노동자는 임금인상을 미리 요구하였고, 임금인상이 됨에 따라 추가적인 고용확대와 수용 창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경제의 주요 지표로 물가 상승률, 고용 증가율, 실업률, 환율에 대한 관찰이 요구된다.


지난 2년 간의 자산 인플레이션 후 맞게 되는 현재의 물가 인플레이션은 코로나의 종식 (중국의 제로 코로나 종료), 공급망 회복 (미국-중국 무역 갈등의 전환 국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선언(에너지, 곡물 가격 회복)과 같이 전환점이 생겨야 변화가 시작될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ED)의 금리 인상이 빅 스텝(+0.5%)에서 베이비 스텝(+0.25%)으로 돌아갈 때가 인플레이션이 끝나감을 시사하게 될 것이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상황은, 지나치게 커진 유동성을 축소 중에 있으며 인플레이션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고 물가 상승률은 지난 30년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현금의 가치는 낮아지고 물가는 상승함에 따라 모든 피해는 고스란히 소시민에게 닥치고 있다. 소시민은 인플레이션이 무엇인지 알고 가장 피해를 덜 보는 방향으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 인플레이션 상승률이 연 4%라고 할 때, 20년 뒤의 재화의 가격은 2.19배가 되는 반면, 우리가 가진 화폐의 가치는 불과 44%에 그치게 된다. 이러한 가치 증발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첫째는 안정성, 그리고 수익성, 환급성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여야 한다.


“빈털터리가 된 후에야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왔다 갔음을 알게 된다.”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인플레이션에 대하여 과장된 말이지만 이런 현실이 일어나면 안 될 것이다. 현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플레이션의 고삐를 당겨 쥐고 경제 안정성 유지와 실업 퇴치를 추진하는 정부와 중앙은행의 신뢰이다.


by 웨이브리지, 글모음 https://brunch.co.kr/@waybrid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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