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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웨이브리지 May 22. 2022

현대를 사는 우리들의 그리움

[일상의 대화]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과 달러구뜨 꿈 백화점

2019년 여름과 2020년 여름을 강타한 두 편의 소설을 읽었다. 김초엽 작가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과 이미예 작가의 ‘달러구트 꿈 백화점’ 소설이다. 두 젊은 작가는 SF와 판타지라는 형식을 빌려서 인간의 그리움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고통을 극복하는 비극은 아니지만 누구나 본연의 마음속에 담고 있는 어머니, 가족, 그리고 함께 살던 동물에 대한 그리움, 사회적 소수자의 불평등, 꿈과 욕망을 위한 몸부림을 잔잔하게 그려 내어 수 십만에서 백만에 이르는 독자를 감명시켰다.


현대 사회와 미래의 무대

두 작가의 공통점은 소설의 무대를 현대 사회와 미래 속으로 가져왔다. 행성 간 광속 이동, 사물인터넷, 유전자 편집 등 최신 과학기술을 배경으로 끌고 왔다는 것이다.

더 이상 왕자가 겪는 고민을 다룬 고전의 비극이나 전쟁 속에서의 사랑과 인간애를 현재 독자들은 찾지 않는다. 주변에서 봄직한 현대 사회의 문제, SF적 미래 사회에서의 디스토피아 세계를 배경으로 한다. SF와 판타지의 내용은 과학적 고증이 있어야 하다 보니, 과학적 소재에 대하여 접근하고 이해가 필요하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얼마 전 ‘기계가 인간보다 뛰어나게 되었을 때 인간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강연을 들었다. 아직 답을 알기에는 이른 시기이므로, 유사한 상황이 벌어졌을 때 인간의 대응에 대하여 이야기하였다.

1825년 현재와 같은 카메라가 처음 나온 후, 미술계는 혼란에 휩싸였다. 그림은 사진보다 더 현실적으로 표현할 수 없었고, 더 이상 사물과 인물 그리고 풍경을 똑같이 그리는 것은 의미가 없게 되었다. 이후 등장한 화가들은 세상을 다르게 보기를 시작하여 카메라만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인상파 (1863년~1890년), 입체파 (1907년~1914년), 그리고 초현실주의 (1920년대)의 화풍으로 옮겨가 새로운 세상을 만들었다. 마찬가지로 인간은 AI가 할 수 없는 영역을 찾아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초엽 작가의 SF는 미래 문명이 발달하였을 때, 그 이면의 소외받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와 그리움이다. 행성 간 광속 이동이 가능한 시기에 가까운 위성으로의 이동이 어려워져 가족에게 다가가고 싶은 외로운 열망, 유전자 조작으로 인간의 우열이 나누어진 모습, 최초 우주 비행사가 느끼는 두려움과 실종과 같이 미래에도 계속될 인간의 고뇌와 연민이 소설 속에서 이어진다.


달러구뜨 꿈 백화점

꿈의 세계라는 에코시스템을 만들었다. 꿈을 설계하는 사람, 그 꿈을 팔고, 그 꿈을 사는 사람들을 그리고 있다. 꿈의 세계에는 별도의 통화 시스템인 고든이 존재한다. 뭔가 익숙하다. 스마트폰으로 앱을 사고파는 생태계와 구도가 동일하다. 앱을 만드는 사람, 그것을 파는 앱스토어가 있고, 앱을 통해 공감하고 즐거움을 찾는 세계가 떠오른다.

누구나 꿈을 꾼다. 하룻밤에도 여러 개. 꿈속에서 그리운 이를 만나고, 되고 싶은 것을 이루고, 부러운 타인이 되고 싶어 하고, 그리고, 다시는 마주하고 싶지 않은 트라우마도 만나게 된다. 꿈은 하나의 명화, 하나의 책, 그리고, 하나의 삶이다.


두 작가의 소설은 인간의 스토리를 현대 사회와 과학기술과 버무렸다. 글은 화려하지 않고 깊은 수렁 속에서 극복하는 비극을 표현하고 있지는 않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느끼는 그리움을 끄집어내고 있다.


이미애 작가는 치열하게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를 다독여준다.

“가장 힘들었던 시절은, 거꾸로 생각하면 온 힘을 다해 어려움을 헤쳐 나가던 때일지도 모르죠.”


by 웨이브리지, 글모음 https://brunch.co.kr/@waybrid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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