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꾼의 시대가 끝나는 이유

판매 역량 중심 경쟁에서 운영 생산성 중심 경쟁으로의 전환

by 정미소

장사꾼의 시대가 끝난다는 말은 소상공인의 역할이 사라진다는 의미가 아니라, 소상공인의 경쟁 방식이 변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이는 직업의 변화가 아니라 경영 패러다임의 변화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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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자영업은 판매 중심 경영(sales-driven management)이었다. 즉 매출 규모가 사업 성과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였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입지, 상품, 친절, 성실성 같은 요소가 경쟁력이 되었으며, 개인의 노동 투입이 성과를 설명하는 중요한 변수였다.


그러나 최근 시장은 점점 운영 중심 경영(operation-driven management)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 즉 매출 자체보다 운영 효율성과 수익 구조 설계 능력이 성과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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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변화는 산업구조 변화와 생산성 격차 문제 속에서 설명될 수 있다.


OECD 중소기업 분석에 따르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생산성은 대기업 대비 상당히 낮은 수준이며, 특히 한국의 경우 소규모 사업체의 생산성은 대기업의 약 30% 수준에 머무르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동일한 시장 안에서도 성과 차이가 판매 능력보다 운영 생산성 차이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

또한 한국은 전체 사업체의 약 95% 이상이 소상공인 또는 영세 사업체로 구성되어 있으며, 자영업 비중 역시 OECD 평균보다 높은 구조를 보이고 있다. 이는 경쟁 강도가 구조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는 환경을 의미한다.

경쟁이 심화된 시장에서는 자연스럽게 경쟁 기준도 변화한다. 성장 시장에서는 판매 능력이 중요하지만, 경쟁 시장에서는 생산성이 중요해진다.


이때 생산성이란 단순히 많이 파는 능력이 아니라 투입 대비 성과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만드는가를 의미한다. 즉 동일한 매출이라도 비용 구조와 운영 효율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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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변화는 자영업의 경영 개념을 다음과 같이 바꾸고 있다.


과거 장사는 거래 중심 활동(transaction oriented activity)이었다. 상품을 판매하고 매출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반면 미래 사업은 시스템 중심 활동(system oriented activity)으로 이동하고 있다. 매출이 발생하는 구조, 비용이 관리되는 방식, 고객이 유지되는 메커니즘을 설계하는 것이 핵심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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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변화는 자연스럽게 사장과 운영자의 개념 차이로 이어진다.

전통적인 사장은 소유 기반(owner-centric role) 개념이다. 가게를 소유하고 직접 운영하는 사람이 사장이었다.

그러나 운영자는 관리 기반(managerial role) 개념이다. 핵심은 소유가 아니라 운영 능력이다. 운영자는 매출보다 손익 구조를 보고, 판매보다 운영 프로세스를 관리하며, 노력보다 효율을 개선한다.


경영학적으로 보면 이는 매우 중요한 전환이다.

사장형 운영은 노동 투입 기반 모델(labor intensive model)이고, 운영자형 모델은 생산성 기반 모델(productivity driven model)이다.

전통적인 장사 모델에서는 문제가 발생하면 개인 노동을 추가 투입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매출이 줄면 더 오래 일하고, 인력이 부족하면 직접 투입하는 방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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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인건비 상승과 노동 지속 가능성 문제로 인해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

특히 최근 자영업 환경에서는 비용 구조의 변화가 이러한 전환을 더욱 가속시키고 있다. 임차료, 인건비, 플랫폼 수수료 같은 고정비 성격 비용이 증가하면서 단순 매출 확대 전략만으로는 수익 확보가 어려워지고 있다.

그럼으로 장사꾼의 시대가 끝난다는 말의 진짜 의미는 이것이다. 이제 시장은 판매자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운영자를 요구하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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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변화는 경기 변화가 아니라 산업 구조 변화 속에서 이미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 살아남는 소상공인은 장사를 하는 사람이 아니라 장사를 하나의 사업으로 이해하고 운영할 수 있는 사람, 즉 구조를 관리할 수 있는 사람이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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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미래소상공인연구소

Wj 정 원 석



이 글은 『미래 소상공인은 사장이 아니다』를 집필하며 생각을 정리한 연재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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