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KER] 2019 (스포일러)
행복했으니 되었어.
오늘 아침, 신촌에 가서 첫 시간으로 [조커]를 보고 왔다.
다크나이트 트릴로지, 팀 버튼의 배트맨 시리즈를 모두 보았고 古히스레저가 조커로 등장한 [다크나이트]는 5회 이상 리플레이 한 사람으로서, 또 실사 뿐 아니라 코믹스 상의 조커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이번 [조커]의 개봉은 선물과도 같은 일이었다.
(이미지 출처: DC comics)영화는 조커가 될 인물, 아서 플렉의 불행한 하루들을 비추며 시작한다. 코믹스 [킬링조크]에서 나올 법한, 나름 인간적인 과거를 가지고 있는 아서였다. 뜨지 못 하는 코미디언 이라는 설정도 비슷했으며 불행한 하루들을 거치고 난 후 모든것이 무너져내리자 그대로 조커가 된다는 설정도 코믹스에 근거한 것으로 보였다.
아서의 현실은 너무나도 비참하다. 매일 광대 분장을 하고 간판을 돌리며 생계를 잇지만 어느날 강도 당해 간판은 부서지고, 고담시의 뒷골목 아이들에게 두드려 맞는다. 동료가 두고 볼수는 없다며 건네준 총은 하필 아동병원 이벤트에서 떨어뜨려 들통이 나고, 동료의 고발으로 아서는 해고당한다.
이게 끝이 아니다. 매일같이 토마스웨인에게 (대부분의 설정에서 웨인가의 사람들은 선량한 이미지로 비춰지는데, 여기선 아니다. ) 도움요청을 하는 병든 어머니의 편지를 몰래 열어 본 후, 토마스 웨인이 자신을 버리고 간 아버지라고 생각해 복수를 다짐하지만 결국 자신의 모가 자신을 입양해 학대한 정신병자라는 사실을 알게된다.
세상의 전부였던 어머니에 대한 배신감, 지금껏 해온 일들에 대한 회의, 그리고, 너무나도 깊게 이해가 가는 그의 허무. 그가 기어코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대목.
아서는 결국 조커가 되었다. 모든것을 망치고, 부서뜨리고, 광대 가면을 쓰고 자신을 추종하는 이들의 영웅이 되어, 그는 세상 모든 것을 무너뜨릴 것 처럼 전부 망가뜨린다.
사람이 불행해지는 것은 고난과 역경속에 내일은 더 나으리라는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넘치는 희망속에 내심 불행을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는 아무것도 바랄 수 없게 되면, 더 아무것도 가지거나 소원할 수 없게 된다면,
어쩌면 어떤 남자는 세상을 한 편의 코미디로 보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호아킨 피닉스의 조커는 그랬다. 너무나 당연하게 속아넘어가서, 안쓰럽게 웃어줄 수 있는 조커.
광인으로 밖에 생각할 수 없는 그의 후반부 모습에서, 그가 그야말로 너무나 '해피'해 보였기에 더는 뭘 어찌 할 수 없는, 그런 조커.
코믹스 [킬링조크]에서 유명한 대사가 있다.
운수 나쁜 하루! 세상에서 가장 정신 온전한 인간도 단 하루면 미치광이가 되는거야! 이 세상과 나 사이의 차이가 그거밖에 안 된다는 뜻이지. 운수 나쁜 하루 차이.
어쩌면 아서 플렉에게는 그저, 전부 운수 나쁜 하루의 차이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