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행복실천습관 HAPPITS - 6

네 번째 습관, 위로하고 칭찬하기 (Praise & Comport)

by 행복실천가 오원식

약국에서 있었던 일이다. 80이 넘은 노인이시지만 항상 단아하게 차려입고 오시는 어르신께 "오늘 옷이 너무 이쁘십니다. 어디 나들이 가시면 참 좋겠어요~"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대뜸 "이 사람이 나이 든 사람 갖고 농을 그렇게 하면 못써요. 기분 나쁘게." 하시는 것이다. 그래서 "기분 나쁘셨다면 죄송하지만 좋아 보여서 그렇게 말씀드렸어요. 마음이 좋지 않으시다면 사과드릴게요. 그래도 이렇게 잘 꾸미고 다니시니 좋습니다."라고 말씀을 드렸다. 누군가 집 밖을 나설 때 내가 조금 더 당당하고자 자신을 꾸미는 것을 누군가 알아주면 기쁘지 않겠는가 하는 마음이다. 그리고 얼마 뒤 그 어르신께서 오셔서 "지난번에 좋은 말을 좋은 마음으로 해줬는데 내가 심통 부려서 미안해요."라고 하셨다. 지금은 오실 때마다 자리를 잡고 앉으시고 5분 10분 여유롭게 웃으면서 이야기를 하신다. 45년 생이시고 막내 동생과 스무 살 넘게 차이가 나서 어릴 때는 딸처럼 키우셨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해방둥이로 태어나셨지만 서울의 대학까지 나오신 신여성인 것도 알게 되었다. 그렇게 사이가 좋아졌으니 이제는 내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시고 칭찬도 많이 해주신다. "우리나라 사람이 미안하다는 말도 고맙다는 말도 잘 못해요. 그런데 이렇게 좋은 말을 하면 오해를 사지. 그런데 이게 굉장히 중요하고 매력적인 성격이에요." 내가 이 분께 들은 최고의 칭찬이다.

양로원의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의약품 복용에 대한 눈높이 교육과 궁금증 해소를 위한 강의요청을 받은 적이 있다. 약에 대한 설명을 드리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내가 누구인가? 이분들을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해 드릴 수 있을까 고민을 했다. 그리고 진심을 전했다.

"아버님 어머님, 나이도 많이 드셔서 힘도 많이 약해지시고 아픈데도 많아서 약도 많이 드시고 계시죠? 그런데 그거 아세요? 제가 소원이 하나 있는데요. 저도 여기 계신 아버님 어머님처럼 별 일 없이 오래오래 살고 싶습니다. 우리 아버님 어머님은 이미 성공한 삶을 사셨어요. 약을 드셔서 건강을 지키실 수 있는 나이가 되셨고 이미 그렇게 잘 지키고 계시니 훌륭하십니다. 저도 꼭 아버님 어머님들처럼 오래오래 살고 싶습니다."

내 마음이 그렇기에 진심이 전해졌을까? 강의가 끝나고 질문시간이 풍요로워졌다. 건강을 위해 노력하는 것을 자랑하시는 어르신들을 응원하기도 하고 약을 지금보다 더 잘 챙겨 먹으면 더 건강해질 수 있을까 희망을 갖는 어르신께 맞다고 힘을 실어드리기도 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나도 어르신들처럼 오래 살겠지 하는 희망이 샘솟았다.

약국에는 아픈 사람도 다친 사람도 많이 온다. 그럴 때 약사인 내가 해드릴 수 있는 최선은 처방에 따라 조제한 의약품을 상세한 복약지도와 함께 드리거나 약리학적 타당성을 검토하여 적절한 약물을 선택하고 치료방법을 알려드리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하나 더 하는 것이 있다. 바로 위로하고 칭찬하기다. 얼굴을 다친 분께는 "눈이 안 다쳐서 정말 다행이에요."라고 말을 한다. 왼손에 캐스트(우리가 알고 있는 깁스는 독일어다.)를 하고 오신 분께는 "오른손 잡이세요? 천만다행이에요. 밥 먹다가 화날 일은 안 생기겠네요."라고 말을 한다. 이 효과는 놀라울 만큼 크다. 얼굴을 다쳐 속상한 사람이, 팔을 다쳐 속상한 사람이 '천만다행이다.'라는 말 한마디에 다행스러운 표정으로 바뀐다. 이뿐 아니다. 혈압약을 드시거나 당뇨약을 드실 때에도 스스로 개선하려는 의지를 칭찬했을 때 더 인간의 본성인 '더 나아지려는 마음'을 자극하여 결국 약을 끊을 정도로 스스로 건강을 챙기시는 분도 종종 생긴다. 칭찬이 고래를 춤추게 하는 것을 본 적은 없지만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고 더 행복한 표정이 되는 모습을 나는 매일 본다. 칭찬은 아픈 사람도 행복하게 한다.


<네 번째 습관, 위로하고 칭찬하기(Praise & Comport)>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삶의 기술이다. 사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나는 칭찬을 듣는 것도 정말 좋아했고 남들 앞에서 우쭐대다 밉상이 되기도 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아무도 나를 좋아하지 않는 시절이 왔다. 대략 초등학교 5학년 시기였다. 지금으로 치면 왕따가 된 것이다. 똘똘한 밉상, 남들 앞에서 잘난 척하고 아는 척하느라 바쁜 친구를 누가 좋아하겠는가? 그렇게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았고 나는 내가 왜 이렇게 밉상이 되었는지 고민했다. 지금이야 너무나 당연했지만 나는 남을 보지 않았고 나를 봐달라고 하기 바빴던 것이다. 그렇게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 친구에서 다시 한 명 한 명 친구를 사귀는 방법을 깨달았다. 나와 비슷하게 소외된 친구들과 함께 하는 것, 그리고 내가 제일 듣고 싶은 말을 남에게 해주는 것. 그게 위로하고 칭찬하기다. 그렇게 주변의 친구를 위로하고 칭찬하다 보니 사람들이 내 말에 기뻐하고 행복해지는 모습을 깨달았고 이렇게 쉽고 효과가 좋은 일을 내가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그렇게 나는 위로와 칭찬의 달인이 되어갔다. 비결을 말하자면 '진심과 용기'다. 거짓말로 위로나 칭찬하지 않는 것, 그리고 그 사람의 기분이 좋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면 결과를 고민하지 않고 시도하는 것, 이 두 가지면 언제든 위로하고 칭찬하기를 쓸 수 있다.

첫 번째부터 세 번째 습관들이 모두 순서에 이유가 있듯 위로하고 칭찬하기 역시 네 번째 습관인 이유가 있다. 앞선 습관들은 '나를 위한 행복'이다. 내 마음에 솔직한 것도, 가족과 함께 하는 것도, 그리고 매사에 감사하는 것도 그 결과가 나를 위한 일이고 이로서 100% 행복해질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 그런데 나만 행복하다고 해서 세상이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내가 진정 행복하다면 다 같이 행복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위로하고 칭찬하기는 '남을 행복하게 함으로써 나를 행복하게 하는 습관'이다. 나는 주변 사람들의 카운슬링을 많이 하는 편이다. 심리상담사 자격증을 딴 덕일까? 어쨌든 많은 사람들의 상담을 하는데 상담이 끝나면 대부분 "마음이 편해졌다. 힐링이 된다."는 말을 한다. 여기서 비결을 말하자면 내 상담은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위로하고 칭찬하는 시간이라는 점이다. 상대방의 마음을 행복하게 하면서 나도 행복해지는 최상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고민을 듣다 보면 문제가 복잡하기보다는 마음이 복잡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그 마음을 편하게 풀어주는 것은 본인의 결정을 지지해 주는 사람을 통해 얻는 안도감이다. 그 안도감을 주는 가장 큰 도구가 이 위로하고 칭찬하기다. 내가 보기에도 우리나라 사람만큼 칭찬에 인색한 사람도 드물지 싶다. 하다 못해 우리 집에 함께 계시는 아버지에게 내가 들은 첫 칭찬은 "이 녀석, 고기는 잘 굽네."였다. 두 번째 칭찬은 아직 못 들었다. 이유인즉슨 '칭찬해 주면 하늘로 날아가버릴 것 같기 때문'이라서다. 사실이 그렇기에 반박할 수는 없지만 아이든 어른이든, 하다 못해 할아버지 할머니도 칭찬을 듣고 싶다. 위로를 받고 싶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그렇게 이 일은 내 습관이 되었다. 나도 행복하고 나도 행복해지는 습관.


천사님한테 나랑 결혼해서 좋은 점이 무엇이냐 물었다. '자기를 항상 이뻐해 주고 좋아해 준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어이가 없었다. 내가 그렇게 매력이 없었나?(자신은 외모를 보고 결혼한 사람이 아니라고 확인사살을 해줬다. 맞다. 그 덕에 결혼해서 다행이란 마음을 잊지 말자.) 그런데 생각해 보니 내 마음을 알아주고 내 칭찬을 받아준다는 것이다. '그래 내 매력은 무한 발산할 수 있는 매력이야!'. 아이들에게 좋은 아빠가 되지 못할까 하는 걱정은 언제나 아빠의 마음을 조마조마하게 만든다. 특히 아이들이 어릴 때 혼내느라 바쁜 아빠였기에 불안한 마음에 아이들에게 아빠가 어떤 사람인가 물었는데 '무섭고 재밌는 아빠'라는 것이다. 이제는 재미는 없지만 그래도 과하게(또는 과장되게) 칭찬하는 다정한 아빠라는 평가는 듣고 있으니 다행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지금도 똘똘한 척하고 잘난 척하는 밉상이다. 천사님 앞에서 그 병이 심해지는데 그 대신 아침부터 잘 때까지 천사님을 칭찬한다. 나는 잘난 기분이라도 느끼며 살고 싶다. 그러니 이왕이면 함께 잘난 기분으로 살면 좋지 않은가? 잘날 필요까지도 없다. 잘나는데 힘쓰는 것은 너무 힘드니까. 잘난 것과 행복한 것은 내 경험상으로는 관계가 거의 없으니까. 오히려 잘난 사람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더 크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그러니 나와 내 주변이 잘난 기분으로 가득하면 좋겠다. 그렇게 온 세상이 잘난 기분이면 좋겠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네 번째 습관, 위로하고 칭찬하기(Praise and Comport)>를 무한사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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