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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서 Dec 24. 2019

2. 해 보면 알게 되는 소중한 것들

< 제 7 장 > 직장을 고민하는 청춘에게

”얘들아 너희에가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안돼, 하지마. 오글거려...닭살돋아...“

”하하하 아직 말도 안했는데~“


2019년의 어느 일요일, 샤로수길 초입에 있는 부동산에서 양도 계약을 마쳤다. 매수인은 성격이 시원시원하고 털털해보였고, 양도 절차도 큰 무리없이 진행됐다. 건물 내의 특이 사항을 전달했고, 기간이 남아있는 포스나 캡스 등의 처리 방향도 정하고, 재고물품 정리와 구청에 폐업신고는 언제 하러 갈 것인지를 의논했다. 처음 가게를 계약할 때가 생각났다. 미용실 가게 주인 분이 폐업신고를 하지 않을까봐 얼마나 조마조마했던가. 매도시에는 큰 일이 없이 잘 마무리돼서 정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희 카페 잘 부탁드려요. 세명이 애정을 가지고 운영했던 카페라서 시원섭섭하네요.“


2년 반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우리는 이 과정에서 무엇을 배웠을까? 어떤 면에서 성장했을까? 계속 생각하게 됐다. 직장인으로 직원의 입장에만 있다가 사장의 입장이 되어 본 것, 가게 계약부터 매도까지 진행 해 본 것, 직원들을 선발하고 퇴직까지 진행해본 것,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고 데코레이팅 해 본 것, 기타 세금관련 문제들 등... 셀 수 없없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선물이 있었다. 바로 친구들이다. 


”은주야, 나은아, 너희에게 정말 고마워. 혼자 했으면 절대 이렇게 운영하지 못 했을 거야. 셋이 함께여서 이만큼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해. 일년에 한 번 보면 많이 보는 거였던 우리가 언제 또 이렇게 매일 연락하고 만났겠나싶고. 고마워 친구들. 스릉흔드.“


갑자기 눈물이 차올랐다, 친구들은 오글거린다며 그런 말하지 말라고 극구 말렸지만 해야 할 말은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카페 운영에서 가장 크게 얻은 것은 친구들이다. 동업하면 관계가 깨진다고, 절대 좋게 끝날 수 없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었다. 게다가 우리는 둘도 아니고 세 명이었다. 처음부터 부담이 컸다. 셋이서 수익을 나눠 가지면 금액이 줄어드니 불만도 많았고, 서로 일한 일당도 못 받아가면서 흔들릴 때도 많았다. 


두 명이 아니라 셋이어서 좋았던 점은 셋 중 두 명이 좋다고 하면 어쨌든 결정이 난다는 점이었다. 둘이 했으면 마음이 상할 때까지 싸웠을지도 모른다. 물론 사소한 말에 감정이 상했을 때도 많았다. 하지만 중간에서 한 명이 중재를 했기 때문에, 한 달에 한 번 무조건 회식이라는 우리만의 룰을 만들며 서로의 속마음을 들어 볼 수 있었기 때문에 신뢰하는 마음을 잃지 않았던 것 같다.


셋이여서 좋았다. 모든 날이♡ (https://www.relationshipway.com/15-signs-of-a-true-friendship/)



”우리가 절교 안하고 마무리를 한 게 정말 더 대단하다.“

”그치? 잘못하면 평생 안볼수도 있었어, 하하“

”그런 날이 순간순간 없었던 것도 아니긴 하지.“

”야~!“


웃으면서 닭볶음탕을 먹고, 동네에 새로생긴 카페에가서 카페놀이도 했다. 오랜만에 가지는 여유였다. 우리들의 카페에 왔던 손님들처럼 인스타 사진을 찍겠다고 예쁜 구도를 찾아 사진도 찍고 수십장의 셀카도 찍었다. 카페는 팔았지만 여전히 셋이 함께다. 평생 함께 할 친구들이란 확신이 들었다.


지금도 친구들에게 고마운 감정을 가지고 있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발에 백번 공감한다. 은주는 카페 운영, 나은이는 인테리어 전담, 나는 인사업무를 맡으며 분담이 잘 되었던 것이 성공적인 동업의 핵심이었다. 그리고 서로가 개인적인 욕심으로 무언가를 하거나, 카페에 해가 될 일은 하지 않으리란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서로의 영역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었다. 



세상을 살아가는데 나를 알아주는 친구 한 명만 있으면 된다는 말이있다. 


나는 투잡을 하며 두 명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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