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r. my grandma project 7.
할머니와 며칠 동안 함께한 장례식장, 잠시 그곳을 둘러봤다. 꽃이 피어있던 돌길을 만났다. 이 길로 올라가면 할머니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다. 마음이 허했다. 무언가 아주 중요한 것을 잃은 것 같은 그런 기분이었다. 아주 중요한 무언가를 잃어본 적 있는가? 그저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했고 소중했고 힘이 됐던 존재, 그 존재를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던 내가 슬펐다.
정철의 『사람 사전』에서 할머니라는 단어를 찾아봤다. #1177 할머니 - 보고 싶다. 보러 간다. 이렇게 글을 쓰고 싶다. 그러나 이젠 쓸 수 없다. 쓸 수 있을 때 썼어야 했다. 볼 수 있을 때 보러 갔어야 했다. 그가 정의하는 할머니를 보고 잠시 멍해졌다. 다시 한번 후회가 밀려왔다.
내 인생 가장 후회되는 순간. 할머니가 위독하다는 말을 듣고 달려간 요양원에는 가족들과 친척들이 와있었다. 늦은 시간이었고, 모두 주무신다고 했지만 할머니를 봐야 했다. 할머니가 너무 마른 모습이었다. 내가 아는 할머니 모습이 아니었다. 할머니는 요양원에서 2번이나 침대에서 낙상하셨다. 그 이후로 급격히 건강이 안 좋아지셨다. 화가 났다. 요양원에서 할머니를 잘 봐주지 않았던 것과 할머니를 요양원에 보냈어야 했던 우리의 상황까지. 아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양원에 자주 찾아가지 않았던 나에게 가장 많이 화가 났다. 할머니는 나에게 무한한 사랑을 주셨는데 나는 왜 이렇게 이기적이었을까. 그 이후로 할머니를 매일 찾아뵈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안산에서 안성, 또 안성에서 안산, 차가 없지만 그래도 퇴근 후 매일 같이 할머니를 찾아뵀다. 매일 찾아뵈며 몸이 지칠 때쯤, 엄마가 오늘은 할머니 괜찮으니 안 와도 된다고 하셨다. 그 말을 듣고 나는 안심했다. 고민하다 그럼 내일 갈게라는 말을 했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그래도 갔어야 했다. 그날은 할머니에게 아무도 찾아가지 않았다. 아무도 찾아가지 않았다는 말에 마음이 무너졌다. 할머니는 얼마나 외로웠을까. 할머니의 외로움이 나에게 닿아 마음이 아렸다. 할머니는 그렇게 새벽에 혼자 가셨다.
할머니가 가신 지 2년이 지났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꼭 지킬 것, 무슨 일이 있어도 할머니 기일을 챙길 것. 오랜만에 뵙는 할머니, “할머니, 나 왔어.”라는 말로 시작해야지. 내일도 할머니의 하늘은 예뻤으면 좋겠다.
2021. 10.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