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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조 Nov 08. 2024

한국 남자가 망가진 이유

모두가 알고 있지만 모두가 말하지 않는 그것


앞전의 글에서

한국 남자들은 연애/결혼을 하고 싶지만

한국 여자들은 거부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썼습니다.


그렇다면 많은 한국 여자들은 왜 한국 남자를 싫어할까요?

많은 지인들은 그 이유를 '남성우월주의'라고 간단하게 말합니다.


참고로

여기서 말하는 한국의 남성우월주의는 해외의 그것과는 뜻이 다릅니다.


미국에서 의미하는 남성우월주의는 여성을 화초처럼, 트로피처럼 여성을 옭아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성을 하나의 인격체이자 인간으로 대하지 않고

남성의 귀한 장난감 내지는 소유품으로 여긴다는 것이지요.


이를 풍자한 영화는 <선반 위에서 살게 된 미녀>가 있죠.

이 여자 주인공은 남자와 결혼해서 평생 선반 위에서 살게 됩니다. 남편이 그걸 원했고 본인도 그게 행복하다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한국에서 많은 여성은 스스로가

'을'의 입장에 놓여있다고 봅니다.

사회적 약자이자 차별, 범죄의 대상으로 느낍니다.

그래서 수많은 주제들을 놓고 첨예하게 남녀가 다툽니다.


이런 문제를 논하기에 앞서

저는 태도의 문제가 가장 혼란스러웠습니다.


저는 많은 남성들과 대화를 하면서

그들이 이러한 여성의 입장온전히 이해하지 못한다는 인식을 받았습니다.

'그게 왜 문제인가?'라고 되묻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제가 아프다고 하면 '무슨 일이야?'라고 묻는 남자친구가

여성 임금 차별 문제에 대해서는 듣기 조차 싫어한다거나

나이 든 할아버지의 리어카를 밀어주는 데에는 망설임이 없지만

성범죄로 고통받은 여성은 돕지 않는 주변 남성들을 바라보면서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습니다.


저는 최근 오랜 고찰 끝에

이것이 남성이라는 성별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포르노, 특히 일본 포르노의 영향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Yadong이라는 단어가 있지만 저는 그 단어를 쓰고 싶지는 않네요.)


아마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은

이게 무슨 소리인가 생각하셨겠죠?



아닙니다.

저는 진심으로 일본 포르노가

한국 남녀 갈등에 주역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있는 겁니다.


네, 한국 남성의 동감 안테나를 부러뜨린 주범은

단연 '일본 포르노'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남성이 포르노를 보는 것은 지상파에서도 인정한 사실이죠


미리 얘기드리지만 이 글은

1) 태초부터 이어진 유구한 포르노의 역사를 논하고자 하는 목적이 아닙니다.

2) 당신이 포르노를 보는 것을 비판하는 글이 아닙니다.

3) 남성들이 포르노 속에서 무의식 중에 흡수하게 되는 사상적 문제에 대해 짚는 글입니다.


그리고 글은 남녀 모두를 위해 작성한 것으로

남성들은 당연하게 생각하는 점들을 여성들은 모를 수 있기에

일부러 상세하게 기술한다는 점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일본 포르노는

초등학생 정도의 검색 실력이라면 아주 쉽게 접근이 가능합니다.


품번이라는 것을 통하면

다양한 성인 인증 과정을 피할 수 있거든요.


품번은 일본식 한자로 뜻 그대로 작품 번호 또는 제품 번호를 뜻하는 단어인데요.

일본은 이러한 품번을 각각의 포르노에 붙입니다.


포르노 제작사는 SNIX, NHDTX 식의 시리즈 이름을 정하고

그다음에 숫자를 붙여서 공급합니다.

SNIX-001, SNIX-002.. 이런 식으로요.



그래서 어린아이들이 구글에 저 품번이라는 것을 검색하면

무료로, 아무 제한 없이 불법사이트를 통해 일본 포르노를 볼 수 있는 것이죠.


+ 일본은 포르노 제작과 유통이 합법입니다.

+ 한국은 포르노 제작과 유통이 불법입니다. 소지는 합법이나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은 불법입니다.



여기까지는 대다수 여성들도 알고 있는 내용일 텐데,

이다음은 잘 모르시리라고 봅니다.



일본 포르노는 성범죄에 대한 환상을 재생산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품번을 붙여서 판매되는 포르노 시리즈는

똑같은 스토리로 진행되지만 출연하는 여성만 바뀝니다.


NHDTX라는 시리즈의 경우,

여성에 대한 성범죄를 저지르는 시리즈로

현재 900개가 넘는 시리즈가 만들어졌습니다.


이 시리즈에서

900명이 넘는 여성이 반복적으로 똑같은 스토리 안에서 겁탈당했다는 걸 조명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게 어떻게 가능하냐고 생각하시겠죠?

이것보다 더한 시리즈도 많습니다.


지하철에서부터 카메라의 시선이 여성을 따라가다가

여성이 자신의 집으로 들어가자

그 집을 불법으로 침입해서 자고 있는 여성을 겁탈하는 시리즈의 개수 역시 몇 백개입니다.


이 포르노 속 여성들은 무력하고 때로는 남성의 협박에 수긍하며

터무니없는 성행위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마치 싫은 척했을 뿐, 막상 성행위가 시작되면 좋아한다는 착각을 심어주죠.


이 포르노들 속에서 상대가 '싫다'라고 해도 멈추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 반응이 오히려 좋다, 또는 즐긴다는 식으로 포장됩니다.


이건 그냥 포르노고 현실은 다르다고 주장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이런 것들에 초등학생 아이들부터 노출된다는 것을 아신다면

가볍게 지나갈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안 되겠죠?


그래서 요즘 초등학생 아이들이 이성 친구의 '싫다'는 외침에도

성희롱, 성범죄를 저지른다는 뉴스를 볼 때마다 저는 일본 포르노의 영향이라는 의심을

떨치기 힘듭니다.


일부 남성들의 '왜 안 만나줘'식의 강력 범죄 역시도 이에서 기인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포르노 영상 속 여성들은 성행위에 무조건 동의했던 것 같은데

현실의 여성들은 호락호락하지 않으니 화를 내는 게 아닐까 싶은 거죠.


성행위를 위해

상대의 몸과 자존감, 정체성, 안전을 해쳐야 한다면

그것이 바로 범죄입니다.


일본 포르노는 이 범죄 행위를

해도 되는 것으로 계속 포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남성들이 포르노를 보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말할 때마다

당신이 보는 품번은

그나마 스토리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르지 않느냐고 묻고 싶습니다.

당신이 사랑하는 여성과 함께 그 포르노를 같이 볼 수 있냐고도 묻고 싶고요.

당신 아이들에게 그것을 보여주고 연기라고 확신시킬 수 있습니까?



저는 진심으로

남성들이 이런 것들을 애초에 보지 않았다면

성범죄에 대한 인식 자체가 달랐을 것이고

우리나라의 성범죄율 수치도 달랐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성들과의 대화 역시 훨씬 동감하는 범주에서 이루어졌을 겁니다.




여성을 성욕 해소의 대상으로만 생각하게 만듭니다.


일본 포르노는 직업적으로도 다양한 여성들을 등장시킵니다.

교복을 입은 청소년은 물론 다양한 직업여성을 등장시켜

현실 여성에 대한 성범죄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죠.


직업뿐 아니라

여동생, 형부, 새엄마, 동급생, 배 다른 동생 등

아주 다양한 일상의 관계 속에서 여성을 성행위의 대상으로 등장시킵니다.


다시 말하지만 가족 간의 성폭력은 중범죄입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친족 간 강간은 7년 이상의 유기징역, 강제추행은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집니다



일본 포르노에선

그 행위를 일탈로 포장하고 특히 가족 성범죄를 정당화하죠.

시리즈로 만들어 온갖 가족을 욕구 해소에 동원시킵니다.

성욕을 당연한 권리처럼 생각하게 만들고요.


인간의 3대 욕구가 성욕이라는 일부의 주장이 여기서 나오는데

그것은 터무니없는 말이죠.

(그 주장에 대한 근거는 아래 기사에 잘 나와있습니다.)

https://www.newstof.com/news/articleView.html?idxno=10805



성욕이 본능이라면

식욕도 본능이고

수면욕도 본능입니다.


배고픔이 본능이라고 해서

낯선 음식점에 쳐들어 가서 음식을 손으로 집어먹지 않습니다.


수면이 본능이라고 해서

아무 곳에서 누워서 잠을 청하진 않죠.


문명화된 현대인이라면 본능을 제어하고

함께 사는 이 사회에서 수용가능한 범주 내에서 해소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어쨌든 성욕만 허락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그래서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상대와의 합의가 있어야 하는 행위니까 더 그렇습니다.



다시 돌아가서

누군가의 소중한 엄마, 누나, 언니, 여동생인 사람들을

성욕 해소의 대상으로 보는 영상을

계속 반복해서 보는 일이 정말 맞는 일인가 되묻고 싶습니다.


더욱이 성교육도 제대로 받지 않은 아이들이

이런 포르노에 노출된다면 이후 어떤 성범죄를 저지를지 상상조차 하기 싫습니다.


그리고 이미 노출된 아이들이 많다는 걸

학교에서 일하는 지인들을 통해 들을 때마다

절망감에 휩싸입니다.


이 아이들은 이제

여성을 인간이 아닌 성과 관련된 대상으로만 여기게 될 것이기 때문이죠.


힘들 때 큰 의지가 되는 어른으로도,

이 세상의 이치를 알려주는 선생으로도,

단점까지 끌어안아줄 친구로서도 볼 가능성을 잃어갈 겁니다.




마지막으로,

일본 포르노는 국내 불법 촬영을 조장합니다.


국내 불법 촬영물을 올리는 많은 사이트에서

일본 포르노에서 반복하는 스토리를 그대로 따라가며 영상 제목을 짓죠.


가족 간 성범죄를 다룬 일본 포르노를 따라 하며 현실에서 불법 촬영물을 찍고

포르노 시리즈처럼 불법 촬영물 속 여성에게 별명을 짓습니다.


영상에 등장하는 물건으로 불법촬영물에 등장하는 여성의 별명을 짓고

그 여성이 수치심에 세상을 뜨면 유작이라고 흥분하는 모습은

정말이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이 모든 것은 일본 포르노가 오랫동안 조장해 온

성은 함부로 대해도 된다는 잠재적인 의견을 

한국 남성들이 내재화했다고 봅니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기 전

포르노를 손안에 든 기계로 쉽게 접근할 수 있기 전에는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는 멋진 남성상들이 박수받던 문화가 있었습니다.


그것이 마초 문화 또는 가부장문화라고 불렸든 간에

적어도 여성은 보호해야 하는 존재라는 사회적 동의는 있었습니다.


요즘은 그것조차 없어지고

사회 곳곳에서

그저 여성을 적대적이고 소비적인 대상으로만 생각하는 면면이 보입니다.




그래서 저는 가끔 궁금합니다.


모든 이들이 불법을 조장하는 포르노를 보지 않고

성범죄에 대한 합의가 동일하고

서로를 귀하게 여기는 게 당연해지면

이 지긋지긋한 남녀갈등도 아주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연애든 결혼이든

하고 싶은 사람들이 늘어나지 않을까.

저는 그런 평행 우주의 다른 대한민국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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