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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유조
Nov 01. 2024
국가 마담뚜가 망하는 이유
그렇게 하니까 다들 연애를 안 하지
준비 중이었던
긴 글을 완성시키기에는 틀린 시각.
기사를 보다가 단상 같은 글을 대신 남겨본다.
우리나라 연애 트렌드를 가볍게 훑어보자면 다음과 같다.
1. 연애 상대를 고르고 결정하고 낭만적 사
랑
개념이 들어온 1900년 대 초
2. 캠퍼스 속 다방과 편지가 함께하는, 낭만적 연애의 부흥기 1970-1980
3. '썸' 개념이 유행하며 합리적 연애 개념이 보편화된 2000년대
4. 연애를 옵션의 하나로 보고 아예 포기하는 2024년 현재
대한민국의 2024년은
낭만적 연애를 하고 싶어 하는 이들이 많긴 하지만
청년들에게 각박한 시대가 펼쳐지면서
다들 연애를 부담스러워하고
스스로와 연애하는 모습을 보이게 된 시점이다.
이는 유사연애를 경험하게 해주는
데이팅 프로그램의 유행과도 맞닿아있다.
많은 이들이 굳이 돈과 시간을 쓰면서 연애를 하기보다
클릭 몇 번에 연애 도파민을 생성해 주는 영상을 보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 점에서 최근 지방 지자체에서 하는 '만남, 결혼 주선쇼'는
얼마나 우스꽝스러운지.
지방에서 결혼이 어려운 이유는
1) 청년 일자리 부족으로 청년들 중 상당수 서울로 이주
2) 특히 여성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다 보니 여성들은 더 적극적으로 서울로 이주
3) 성별 불균형으로 인한 파탄
으로 요약할 수 있는데
요즘 지자체에서 하는 일들은 아래와 같은 데이트쇼를 만들어서
어떻게든 남녀를 매칭하려는 발악이다.
올해 나주시에서 추진한 미혼남녀 만남주선 행사인 ‘솔로엔딩, 해피엔딩’ 세부일정 내역
이러한 매칭 프로그램이 올해에만 54건이 열렸다는데
하나같이 실패했다는 얘기뿐이다. (혈세를 이런 데에다!)
여성 참가자가 없어서 여공무원 또는 여군을 차출해 동원했고
반응도 그리 좋지 않았단다.
전남 해남군 소속 보건소에서 작성한 ‘제7회 땅끝 솔로마을 여행 행사 결과 보고’ 문서
아니, 당연하지 않은가?
지방에는
여성
인구
자체가
적고
2024년 대한민국의
연애
트렌드는
'연애
안 하기'다.
지방에서는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이인데
굳이 이런 매칭 프로그램에 참여할 이유도 없다.
굳이 저런 프로그램에 참가해서 돈과 시간과 에너지를 쓰게 만든다는 것 자체가
청년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도 없이 벌인 일인 게 티가 나고
그저 손쉬운 사업이라는 생각에 혈세만 펑펑 쓰는 모양새다.
차라리 그 돈으로
지역 일자리, 특히 여성이 일할 수 있는 좋은 일자리를 마련하는 데에 돈을 썼다면
나았을 것이다.
이 나라는
연애하기에는
마음의 여유가 없다는 청년들에게
왜 자꾸 여유를 강요하는지 모르겠다.
불황, 과로, 사회적 시선 때문에
유능한 능력을 가지고도
집에서 지쳐 쉬고 있는 청년들이 많다.
이들을 위해 일자리든 복지든 뭘 할 생각은 안 하고
그저 나가서 일하라는 말만 도돌이표처럼 하는,
결혼하고 애 낳으라고 윽박지르기만 하는
지금 이 상황이 황당할 뿐이다.
캠퍼스를 거닐며 통기타와 편지로 낭만적 연애를 경험했던
7080 실무자들의 착각에서 오는 실수일까?
그 낭만이 아직도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1970년대 짜장면은 100원이었지만
2024년에 짜장면은 7000원에 육박한다.
빵집에서 50원짜리 빵 사 먹으면서 하는 데이트는 이제 없고
한 끼에 15,000원 하는 스파게티라도 먹어야 하는 데이트만 있다.
이 와중에
청년들의 일자리와 삶의 질은 그만큼 올랐을까?
연애와 결혼과 출산의 가치도 그만큼 올랐을까?
국가
마담뚜가 매번
실패하는
건
그걸 간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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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의 연애
01
멸종의 연애
02
남들이 하는 연애 말고
03
국가 마담뚜가 망하는 이유
04
한국 남자가 망가진 이유
05
사랑에 대한 단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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