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의 세계
첼로는
처음부터 사람을 닮은 악기다.
서서도 아니고, 턱에 얹지도 않고,
마치 누군가를 안듯이 두 팔로 감싸고 연주한다.
그래서 첼로 소리는
유난히 목소리 같다고 느껴진다.
●첼로는 왜 이렇게 사람을 울릴까
인간의 음역과 가장 닮아 있다
첼로의 음역은
사람의 목소리, 특히 바리톤–메조소프라노 영역과 겹친다.
너무 높지 않고
너무 낮지도 않은
말과 노래의 중간
그래서 첼로 선율은
비명을 지르지도, 속삭이기만 하지도 않는다.
그냥 담담하게 말하듯 흐른다.
울부짖기보다
오래 남는다.
첼로 연주자들은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이 많다
첼로는
오케스트라에서도
늘 앞에 나서지 않는다.
화성을 받치고
리듬을 이어주고
전체를 묶는다
그래서 첼리스트들은
튀기보다 버텨주는 역할에 익숙하다.
무대에서도
“지금이 내 차례가 아니다”를
기다릴 수 있는 사람들.
감정이 깊지만, 쉽게 드러내지 않는 성격.
첼로의 고음은 더 슬프다
바이올린의 고음은 날카롭고,
피아노의 고음은 맑다.
그런데 첼로의 고음은
어딘가 참고 올라온 소리 같다.
힘들지만 말하지 않은 것
울고 싶은데 참은 것
이미 겪고 난 뒤의 감정
그래서 첼로의 고음은
기쁨보다 회상에 가깝다.
● 첼로 음악이 ‘위로’처럼들리는이유
첼로는
감정을 터뜨리지 않는다.
대신 같이 앉아준다.
그래서 첼로 선율을 들으면
이런 느낌이 든다.
이 차이가 크다.
● 첼로를 선택하는 사람들의 성향
감정이 깊다
말이 많지 않다
하지만 한 번 말하면 정확하다
공감은 빠르지만, 표현은 느리다
그래서 첼로는
화려한 고백보다
조용한 동행에 가깝다.
첼로는
위로하려 들지 않는 위로다.
크게 말하지 않지만
옆에 남아 있는 소리.
그래서 어떤 날에는
바이올린도, 피아노도 아니고
첼로만 듣고 싶은 밤이 생기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