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함과 거리

예술가의 이야기

by 레몬푸딩

라벨은 감정을 쏟아내는 작곡가가 아니었다.
그는 감정을 설계했다.

드뷔시가 안개라면,
라벨은 유리였다.


투명하고,
차갑고,
그러나 빛을 정교하게 반사한다.


《볼레로》는 한 가지 리듬을 반복하지만
점점 밀도를 높여 간다.
격정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계산된 구조다.

라벨은 고백하지 않았다.
그는 거리를 두었다.
그래서 그의 음악은
뜨겁기보다 정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