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뜨겁게 내리쬐는 날,
공기가 찬 날,
비고 오는 날 빼고는
밖에서 걷지.
해가 반대에 있어
그림자 진 저녁에 걷지.
운동이야.
멀리 좀 걷다
다시 돌아오는데
평소 걷던 거리
아파트 단지 사이
홀로 앉아 있는 사람을 봤어.
밤이고 조명이 없어
잘 안보였지.
게다가 짙은 검은색 옷을 입고 있었어.
무슨 일 있으시나.
괜히 걱정이 돼.
모르는 사람인데
등지고 앉아 있고
옆에 좀 떨어져 걷는 내가
몇 번씩 쳐다보며
걱정을 해.
아마 내 걱정이겠지.
내가 마음이 그런 거야.
저 사람을 보며
내가 그렇다는 걸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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