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 씨 Oct 17. 2023

거리 한쪽 앉은 등


해가 뜨겁게 내리쬐는 날, 

공기가 찬 날, 

비고 오는 날 빼고는 

밖에서 걷지. 


해가 반대에 있어 

그림자 진 저녁에 걷지. 


운동이야. 


멀리 좀 걷다 

다시 돌아오는데 

평소 걷던 거리 

아파트 단지 사이 

홀로 앉아 있는 사람을 봤어. 


밤이고 조명이 없어 

잘 안보였지. 

게다가 짙은 검은색 옷을 입고 있었어. 


무슨 일 있으시나. 

괜히 걱정이 돼. 


모르는 사람인데 

등지고 앉아 있고 

옆에 좀 떨어져 걷는 내가 

몇 번씩 쳐다보며 

걱정을 해. 


아마 내 걱정이겠지. 

내가 마음이 그런 거야. 


저 사람을 보며 

내가 그렇다는 걸 알았어. 




_

작가의 이전글 예술가가 재료를 쓸 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