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있어 눈이 있어.
태어날 때 세계를
어느 정도 볼 줄 알았지.
가까운 곳에 빛이 닿아
눈으로 볼 수 있어 만족했었어.
살면서 세계를 보는데
눈은 세계가 어둡게 보인다고 해.
조금 더 멀리 보고 싶은데
눈으로 보기에 좀 어두웠어.
좀 더 강한 빛을 원해.
그래서 조금 더 먼 곳에
강한 빛을 비추어 보았지.
볼 수 있어 편하고
만족스러웠어.
그런데 저기 저 멀리
저곳도 보고 싶어.
그래서 보다 더 강한 빛을 원했지.
저기 저 멀리
강한 빛으로 비추었어.
눈은 그제야 만족했어.
그러던 어느 날,
강한 빛이 가까운 곳을 비추었어.
강한 빛이 눈에 닿았지만
눈은 아무것도 보지 못했지.
빛이 있지만 눈은 볼 줄 몰라.
빛이 있지만
어둠이 내려앉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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