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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욕심

by c 씨


작은 땅 안

더 작은 땅에게

욕심이 있어.


세계 어느 나라와 달리

세계 어느 수도와 달리

유독 바라는 게 있지.


서울은

무슨 욕심이 있을지 생각해 봐.


서울이 말해.

꼭 이 작은 땅 가득

어디든 놓치지 않고

높게 아파트를 짓겠다고

언덕, 산 어디든 지을 거야.


서울이

아파트 세상이 되도록

계속

집을 부수고 또 짓고

부수고 또 짓겠다고 해.


서울에게

그런 욕심이 있어.


집을 다 아파트로 다시 짓고

길도 다 다시 포장하는

서울이야.


근데 새롭지 않아.

무조건 다시 만들지.

깊게 우러나는

도시의 역사 그런 건

없어.


서울 어디서

부수고 다시 만든 아파트와 길.

조금 시간이 지나면

또 서울 어디서

부수고 다시 만든 아파트와 길.


제자리걸음으로

다시 만들기에 진심인 서울이야.


바로 이런 서울이

정말 우리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곳인가.


우리 중

정말 소수의 누구만을 위한 욕심으로

만든 서울인지 생각할 필요 없을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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