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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길

by c 씨


매년 부수고

만드는 길이지.


매년 돈이 남아

만드는 길이지.


아름다운 도시가 있다면

넌 어디라고 말할 수 있겠어.


걷고 싶은 도시가 있다면

넌 어디라고 말하고 싶어.


아마 서울은

걷고 싶은 도시는 아닐 거야.


어디든 매년

부수고 다시 뭘 깔지.


아름다운 길이 생길 수 없는 도시야.


돈이 매년 남고

길은 1년 정도만 걸을 수 있나 봐.


길을 부수고 만드는 동안

걷는 불편도 만들어 주지.


매년 불편하게 걷게 해.

숨 쉬기 어렵고

걷기 어렵게 해.


서울은

아름다운 길,

역사가 있는 길이 없어.

더 이상 생길 수 없는 거야.


돈을 허투루 쓰고

새로 만드니 좋지 않냐는

머리를 가진 사람으로부터

도시는 어떤 곳이 되겠어.


사람이 살기 좋을 도시,

가고 싶은 도시는

어떤 곳이어야 할까.

길은 어떻게 자리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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