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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이 있는 곳

(우리 이야기)

by c 씨



너는 1등을 해 본 적 있어.

무엇이든 상관없이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놀이든 운동이든

무슨 대회든 말이야.


예를 들어,

니가 초등학교 때

반에서 성적이 1등이었고

그다음은 전교에서 1등이었다고 생각해 봐.

그래서 공부 잘하는 학생이 모이는 중학교에 진학했지.


중학교에 가니

정말 똑똑한 친구들이 많았어.

처음에는 반에서 1등을 못했지만

중 2 때부터 반에서 1등 하고

곧 전교에서 1등을 했지.


그래서 좋은 대학에 많이 들어간다는

고등학교로 진학했어.

근데 반에서 중간 정도 등수가 자리했지.

열심히 공부하니 겨우 한 번 반에서 1등 하고

전교에서 3등을 했지.


다들 공부를 잘해서 아무리 열심히 해도

반에서 1등을 유지하기는 어려웠고

전교에서는 2등까지는 해 봤어.

그러다 대학 가야 할 때가 왔고

다들 최고라고 말하는 대학에 진학하려고 해.


가고 싶은 대학에 입학했어.

수능점수가 거의 만점에 가까웠지.


원하는 전공으로 대학에 갔고

지난 학창 시절을 잠깐 생각했지.

동급생과 1등이란 자리를 가지고

경쟁했던 게 생각나는데

지금도 여기서 1등을 해야 하나 싶어.


너는 대학에서 뭘 전공했을까.

대학에 있는 원하는 학과에서

1등을 하면 좋을까.

뭘 공부하는데 1등이라 할 수 있을까.

성적이 최고로 좋으면 1등인가.


그렇게 대학을 졸업하고

또 최고라 할 곳에 취직하거나

스스로 일터를 만들 수도 있겠지.


"또 1등을 해야 하나."


사람마다 1등을 한다는 건

2등, 3등 그렇게 뒤에 순위가 정해진다는 거잖아.

그런 순위를 정하는데 기준이 있겠지.

그 기준이 실제 니가 사는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 거야

너의 하나 뿐인 삶이 더 좋아질 기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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