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야기)
다시 장마전선이 생겼다고 했지.
두 고기압 사이에 있고
찬 공기가 따뜻한 공기가 만나는 곳
서울 위 하늘에 생겼어.
비 많이 올 거라고 했지.
사람이 어떻게 할 수 있겠어.
자연의 일부인 사람이
보다 거대한 자연에 어떻게 손을 대겠어.
함부로 건들다 어떻게 될지 몰라.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살고 발전했다는 곳
세계적으로 몇 번째로 큰 도시라는 서울에서
밤새 많은 비가 내리는 걸 알고 있어도
아무렇지 않게 두었지.
그리고 큰일이 생겼고 아무도 사과 안 해.
자신의 일을 안 한 사람들 사과도 안 해.
사람들이 죽었다고 해.
서울에 비가 많이 와서.
매년 어디에 어떻게 되어
안타깝게 생명이 사라지는 이야기를 하지.
너나 내가 살아 있으니 듣는 이야기야.
근데 세계에 어디
사회에 어느 자리에 있냐에 따라
그 사람 이야기가 달라.
똑같은 생명인데 사람들이 대하는 게 달라.
누가 어떻게 되었냐에 따라 차별하지.
한 나라, 한 도시에
그렇게 비가 많이 내릴 거라는 걸
미리 알았더라도 사람으로서
최선을 다해 예방한다는 소리를 못 들었어.
분명 노력한 게 있었을 거야.
내가 못 들어서 몰랐을 거라 생각하고 싶어.
서울에 비가 와서 사람이 죽었다고 해.
이 나라에서 가장 사람이 많이 살고
세계적으로 유명하다는 서울에서
비로 누가 어떻게 되겠어하며 생각했는지
아무도 비에 대해 예방도 안 하고
결국 생명이 사라졌어.
사람들이 사라졌다고 하네.
남 탓하면 안 된다 하니
각자 알아서 했어야지라고 여기 없는 사람에게 말해야 하나.
그래 자기 몸 스스로 알아서 했어야지.
이 나라, 서울에 없는 사람이 잘못한 거라고 해야 하나 봐.
다 알아서 살아야 하는 곳이 여기야.
"생명, 인권, 사람 각자 알아서 자기가 챙기라는 세계는 어떤 곳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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