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야기_일흔셋)
어딘가 가겠다고 했지.
가다 못 갔고
더 이상 못 갈 거라 해.
누가 그러냐 물으면
너 자신이 그렇게 말한다고 해.
그런데 넌 아직 살아 있어.
니가 가겠다는 곳이
어디인지 몰라도
넌 여전히 갈 수 있게
살아 있지.
단지 가는데
빠르거나 느릴 수 있잖아.
아니면 가겠다는 곳이
이 세계에 없는 곳이라면
가겠다고 했던
니가 이상한 거지.
넌 아직 살아 있어.
단지 빠르거나 느리거나
그런 게 있을 뿐이야.
그래서 다시 걷겠다는 거지.
갈려는 곳,
너의 세계에서 갈려는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