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야기)
지나가다 익숙하게 보게 되는 모습이 있어.
물론 어디에 니가 사느냐에 따라
잘 보일 수도 안 보일 수도 있지.
할머니께서 작은 카트에
종이를 주섬주섬 담고
천천히 걸어 다니시는 모습이지.
할머니께서 늦은 오후 가시는 곳은
고물상.
나도 예전에도 가 보았지만
2017년에 제대로 가 보았지.
을지로에서 예술단체를 통해
공공미술을 하고 철거하고 남은 걸 팔려고 했을 때였지.
멀리서도 볼 수 있게 커다란 글자들을
금속판으로 만들었는데
너무 크고 무거워서 큰 카트 둘로 나누어
힘내어 밀면서 좁은 골목들 꺾고 꺾어서
을지로에 있는 고물상에 팔러 갔었지.
지금은 높은 건물이 세워지고 사라진 곳이야.
그때 먼저 글자판이 팔면 얼마가 될지
서로 가격을 말하고 가깝게 맞춘 사람이
팔고 남은 돈 다 가지기로 했었어.
내가 이겼지.
근데 엄청 무겁고 컸지만
그리 비싼 금속이 아니라서
무게만 많이 나가고 얼마 안 되었어.
팔고 남은 돈으로 오랫동안
세운상가 아래 이어지는 길가에서
작은 수레를 두고 순대만 파시는 할머니에게
따끈한 순대와 간 그리고 허파 등 사서
함께 나누어 먹었어.
남은 돈은 없었지.
이번에도 오랜만에 동네 고물상에 갔지.
예전 을지로에서 알루미늄판을 사서
원하는 크기로 절단하고 작업을 하려고 했는데
아직까지 샀던 판 그대로 있었던 거야.
이사를 해야 하는데 놓을 곳이 없고
지금 하는 작업과 다르기 때문에
결국 팔기로 결정했어.
을지로에서 원자재인 알루미늄판을
돈 내고 옆 가게에서 절단하고 작업실까지 힘들게 들고 와
몇 년 머물다 그대로 동네 고물상으로 보냈다는 건데
이게 뭐 하는 거지 싶더라.
요즘 원자재 가격 많이 오른 거 알지.
굵은 철사들을 어깨에 메고
800g이 좀 안된 거 같은데 고물상에
먼저 들고 가서 두었고
그다음 다시 알루미늄판을 들고 간 거야.
힘들게 들고 가서 고물상에서
무게를 재보니 6 Kg이었지.
얼마가 될지 궁금했는데
철보다 알루미늄이 10배 이상 비싸다고 해.
그래서 만원 좀 안되게 천 원짜리 여럿 받았고
앞서 굵은 철사 가격으로는 이백 원 주시더라.
고물상에 난 무게가 있는 금속을 팔고
다 합쳐 만원이 좀 안 되는 돈을 들고 나왔어.
을지로에서 원자재값에 절단비까지 내고
이렇게 적자를 내며 마무리가 되었지.
너는 고물상에 무엇을 팔아본 적 있는지 모르겠어.
지금까지 큰 수레에 가득 폐지와 기구 등 실은 어르신을
여러 명을 또 보며 지나쳤었지.
가는 길이 오르막길이라 힘들어 보였는데
내게 도와 달라고 하는 분도 있으셨지.
그래서 가다 말고 뒤에서 밀어 드렸어.
약속이 있고 빠르게 지나가야 했지만
주변 젊은 사람들 그냥 가는데 난 그들과
똑같은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나 봐.
어떻게 보면 지저분한 수레 피하고 싶고
자신이 바쁘면 도와드리기 좀 그렇기도 하잖아.
나도 그래. 그래도 그렇게 마음에 따라 몸이 갔어.
지금은 덜 보이는 거 같아.
할아버지도 할머니도 힘겹게 고물상에 팔 것을
운반하는 모습.
도로 위에 가끔 보이시는데
차가 다니는 곳이라 위험도 하고
차가 달리는데 차선을 바꾸며
불편하게 하는 거 보면
아니다 싶기도 해.
사람마다 먹고 사는데 필요한 돈,
돈을 버는 방법이 너무 다른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
모두 사람인데 달리 사는 모습
달리 돈 버는 모습
이런저런 사람들이 사는 방법을
다양하게 겪어 본 사람은
그렇게 달리 사는 사람을 공감할 수 있을지도 몰라.
사는 곳 주변을 열심히 돌아다니면서 무엇을 모으고
운반을 하는 분들이 있어.
무엇으로 무게가 얼만큼 되냐, 무엇이냐 따라
돈을 벌 수 있지.
그렇게 받은 돈은
너의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많다 적다 말할 수 있겠지.
그런데 대부분 알지.
사는데 너무나 적은 돈이라는 사실 말이야.
그렇게 그 돈을 버는데
사람마다 어떻게 다를 수 있는걸까.
사실 못나게 사는 나 자신임에도 불구하고
가까이 또는 멀리 그 분들을 생각하면
눈물이 나기도 해.
누굴 보며 이럴 때가 아닌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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