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우리 이야기)
지금 너는
걸음걸이가 어때.
의식하지 않아도
걸을 때
걷는 속도가 어떻고
발과 발 사이 길이도 어떻고
다른 사람과 같거나 다를 거야.
몸이 아무렇지 않을 때
아무렇지 않게 걸었을 거야.
그러다 허리나 다리가 아플 때
걷는 자신에게 신경 쓰게 되지.
어떻게 걷고 있는지 알게 돼.
밤 12시 넘어갔던 곳이 있어.
동네 공원에 300m 정도로
이어진 둥근 길에 갔던 거야.
걷는 것도 그렇고
어떤 자세로든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파
가던 중 순간마다
머뭇거림이 있었지.
도착 후,
익숙한 길에서
천천히 걸었어.
천천히 걸으면서
발과 발 사이도 좁혔지.
처음에는 왼발 엄지발가락과
오른발 뒤꿈치의 거리가
내 발길이를 조금 넘었지.
그다음 오른발 엄지발가락과
왼발 뒤꿈치의 거리가 발길이와 같아졌고
이어서 두 발의 보폭 사이가 더 짧아지면서
왼발 엄지발가락이 있는 자리 바로 옆에
오른발 뒤꿈치가 자리했어.
더 짧게 발 중간 옆
뒤꿈치가 자리하기 시작했지.
그렇게 더 천천히
보폭을 갈수록 짧게 하고
걸었던 거야.
참 익숙한 길인데
앞서 여기서 걷거나
뛸 때 한 바퀴가 빠르고 쉬웠지.
밤 12시 넘어
걷던 나는
한 바퀴도 아니고
반 바퀴도 아닌 겨우 5m인데
평소 한 바퀴 돌던 시간보다 더 걸려.
천천히 짧게 걷고 있었어.
길이 더 길어지고
더 멀어졌지.
아기서부터 어릴 적 두발로 걷던
나 자신보다 더 느리게
정말 열심히 걸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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