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걷던 곳에
안개가 있으면

(존재의 노래, 우리 이야기)

by c 씨


하늘에 보았던

하얀 게 있지.


땅 위 내 머리 주위에

거대하게 머물고 있어.


밤이었고

머리 위 불빛들

어떻게 내려오나 보여.


내려오는 불빛

얼마나 흐릿한지 몰라.


많이 걸어 다녔던 길,

조금 앞은 그저

내려온 불빛이

뿌옇게 자리하고 안 보여.


많은 불빛이 있어도

불빛이 보여줄 수 있는 곳이

작았지.


아니, 눈으로 보기 어려웠을까.


천천히 걸어가야 해.

뻔히 아는 길이지만

모르던 게 앞에 있을 수 있어.


머리카락은 젖어가고

옷표면도 젖어가.

얼굴에 흐르는 게 생겼지.


살짝 걷는 몸이 무거워졌어.

평소 걷던 길,

아무렇지 않던 길,

이상하게 괜히 기분 좋아져.


무언가 있다는 느낌이 들어.

무언가 만날 수 있을 거 같아.


여기 구름이 내려와

안개가 되어 신비한 곳이 되니

신비한 무언가 만나고 싶은가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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