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 하얀 나무 하나

(단 하나)

by c 씨


숲 속

내 머리 위 나무로 가득 차.


가느다란 빛 하나도 없도록

가리고 있지.


어둡지만 숲 속에서

오래 있다 보니

아주 미세한 빛만 있어도

걸어 다닐 수 있게 되었어.


고요한 숲 속

어두운 숲 속

조용히 살아.


나보다 큰 나무,

내 키는 큰 나무에 비하면

너무나 작지.


그래서 직접 나무 위

하늘 못 봐.


고요하고 어두운 숲 속

미세하게 보이는

짙은 초록 나무들.


한쪽으로 얼마나 걸었을까.

수십 년을 걸었던 거 같아.


숲 속 밖

밤하늘에 달빛과 별빛을

보았어.


이제는 어두운 숲을

떨어져서 쳐다봐.


해가 뜨고

숲보다 높은 곳에 올랐어.

숲이 짙은 초록이었지.


그런데 유독 커다란 하얀 나무가 보여.

초록빛나무에 둘러싸여

단 하나 하얀 나무에 눈이 멈추어졌지.


지금까지 몰랐어.

하얀빛 나무가 있는지

한참을 쳐다보고

내 뒤로 숲을 멀리 두고 떠났어.


하얀 나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아.


너도 그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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