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의 시간 08
누가복음 7장에 보면, 자신의 믿음을 표현하는 여인이 나온다. '죄 많은' 여인은 '매춘부'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녀의 믿음은, 자기 집에서 함께 식사하자고 예수님을 초청하였던 '시몬'이라는 바리새인의 행동과 대조해서 표현되고 있다. 유대의 관습은, 귀한 손님이 자기 집에 들어올 때 종을 시켜 그 사람의 발을 물로 깨끗하게 씻겨 준다. 그런데 시몬은 예수님이 자신의 집에 들어올 때 발 씻을 물도 주지 않았다. 그에 비해 여인은 물 대신 눈물로 예수님의 더러운 발을 적셨고, 수건 대신 자신의 머리털로 예수님의 발을 닦아 주었다. 당시 여인이 사람들 앞에서 자기 머리를 풀어 내리는 것은 매우 수치스러운 행동이었고, 그러한 행동은 이혼 사유까지 될 수 있었다. 그런 수치를 무릅쓰고 더구나 수건이 아닌 자신의 머리털로 더러운 발을 닦기까지 함으로써, 예수님 앞에서 나타낼 수 있는 최대의 '경외감'을 표현하였다. 여인은 그렇게 예수님을 영접하였던 것이다.
입을 맞추는 행위는 서로 인사를 나누는 예절이다. 시몬은 자신의 집으로 예수님이 들어오셨을 때 그분께 한 번도 입을 맞추지 않았다. 그에 비해 여인은 예수님이 들어오실 때부터 입 맞추기를 그치지 않았다. 그것도 예수님의 입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그 발에 입을 맞추었고, 한 번도 아니라 그분이 들어오실 때부터 계속해서 그렇게 하였다. 발에 입을 맞추는 행위는 종이 주인에게 하는 행위이다. 종은 그 행위를 통하여 주인을 향한 존경심과 함께, 주인의 권위에 복종한다는 마음을 표현하였다. 여인은 바로 그 마음을 실어 예수님의 발에 입 맞추기를 그치지 않았던 것이다.
세 번째로 대조된 것은 머리에 붓는 '기름'이었다. 시몬은 예수님의 머리에 '감람유'도 붓지 않았다. 그에 비해 여인은 '향유'를 예수님의 발에 부었다. 머리에 기름을 붓는 행위는 지극히 사랑스럽고 고귀한 자에게 하는 일이고, 지극히 선하고 아름다운 일에 비견되기도 한다(시 23:5;133:1-2). '감람유'는 당시 흔하였던 감람나무 열매에서 짜 낸 기름이다. 시몬은 그 흔한 감람유조차 예수님의 머리에 붓지 않았던 것이다. 그에 비해 '향유'는, 특별히 '나도 향유'는 그 당시 500g에 노동자의 일 년 연봉 정도의 금액으로 거래될 정도로 값비싼 것이었다. 여인은 자신의 전부인 그 향유를 예수님의 머리도 아닌 발에 부음으로써, 예수님을 향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였던 것입니다. 그러한 그녀의 마음속에는 지극히 고귀하신 예수님을 향한 존경, 사랑, 겸손, 헌신, 그리고 자신의 모든 것이 들어 있었다.
이러한 믿음을 표현한 여인은, 그 믿음으로 예수님께 죄 사함을 받았다. 그 죄 사함의 현장에서 하나님도 영광을 받으셨다. 표현하지 않으면 마음을 전달하기 어렵다. 사랑하면서도 그 사랑을 말이나 행동으로 표현하지 않으면 그 사람이 나를 사랑하는지 알 길이 없다. 또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 정도도 가늠하지 못한다. 그래서 하나님도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사랑을 담아 두지 않고 십자가 위에서 나타내셨다. 그 표현이 없었다면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을 알 수 없었을 것이다. 믿음도 마찬가지이다. 이것이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믿음을 표현해야 하는 이유이다. 그 표현이 하나님을 영화롭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