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의 일기장 09
우리 집 근처에는 제과점이 세 군데 있습니다. 평소에는 가까운 쪽에 있는 제과점에 들르는데, 오늘은 집에서 조금 먼 후문 쪽에 있는 제과점에 들러서 빵을 샀습니다. ‘신장개업’이라고 쓰여 있는 문구에 혹해서, 뭐 하나라도 더 덤으로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타고난 아줌마 정신이 이끄는 대로.
마침 점심시간이라 주인아주머니로 보이는 분이 한편에서 점심을 들고 계시네요. 그 옆에는 조금 꾀죄죄한 행색의, 딸인 듯한 아이가 제 엄마가 주는 것을 받아먹고 있고요. 조금 있으니까 남자아이와 여자아이가 문을 열고 들어와서는 환한 얼굴로 “엄마!” 하고 부릅니다.
아이들이 좀 많다 싶어 물었습니다.
“모두 아줌마네 얘들이에요?”
“하나 더 있어요.”
아줌마는 조금 머쓱하게 대답해 주시네요.
“아휴, 어떻게 넷이나 키우세요? 대단하시네요.”
“뭘요, 제가 키우나요? 저희가 알아서 크는 거죠. 하긴 아이들 넷이니까 해 주는 것도 제대로 없고 안쓰럽죠. 이렇게 일을 하니까 제대로 챙겨 주지도 못하고......”
그러면서 말끝을 흘립니다.
잠시 후 밀가루 반죽이 여기저기 묻은 모자와 앞치마를 한 아저씨가 주방에서 나오시더군요.
“와! 우리 공주님 왕자님 오셨는가?”
아빠는 아이들을 반깁니다. 그 아이들은 “아빠!” 하면서 대롱대롱 매달립니다. 그 모습이 정겨워 보입니다.
아이 하나 더 낳아서 키울 자신은 죽어도 없지만, 남들이 여러 명의 자녀를 두고 도란도란 살아가는 모습은 참 정겨워 보입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왠지 가벼워졌고, 다음부터는 조금 멀더라도 꼭 그 제과점에서 빵을 사야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리고 오늘만큼만이라도 이슬이 녀석에게 구박하지 않고 성질 죽이면서 평화롭게 보내야겠다고 결심하였어요. 남들은 아이들을 넷이나 키우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