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에 정답이 있는가?

격나삶 1

by Telos

본격적으로 복싱 기술들과 소회들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복싱의 정답"에 대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우리는 어릴적 정답이 있는 것에 대해 배워왔다. 적당히 노력하면 정답을 잘 맞힐 수 있었고, 그에 따른 즉각적 보상이 따라왔다. 하지만 성인이 되어 사회를 마주하니 정답을 찾기 어려울 뿐 아니라, 어쩌면 정답 자체가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인생엔 정답이 있을까? 나는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각자"라는 전제 조건이 있다. 즉 "각자의 인생에 각자의 정답이 있다"고 답하고 싶다. 타인의 성공 방식이 나에겐 정답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내 정답은 나만이 알 수 있다.



게다가 인생의 정답은 선험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후적으로 관철시키는 것이다. 결과론적으로 정답이 있다고 할 수 있지 사전적으로 정답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내가 어떤 선택을 하고, 얼마나 노력을 하고, 운대가 맞아떨어져 끝까지 밀고 가는지, 그리고 결국에 관철시킬 수 있는지에 따라 비로소 정답이 된다. 즉 정답은 찾는 게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이자 증명하는 것이다.



복싱도 마찬가지다. 거시적인 차원에선 정답이 없다. 미국 · 멕시코 · 러시아 · 쿠바 · 일본 등 국가별로도 복싱 스타일이 상이하다. 한 국가 안의 체육관에서도 잽 · 투 · 바디 · 위빙 · 스텝을 가르치는 방식은 모두 다르다. 범용적 정답을 논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미시적인 차원인, 즉 한 사람에 있어서는 자신만의 정답이 존재할 수 있다. 이는 자신의 성향과 노력에 따라 결정된다. 선천적으로 파워가 약하면 빠른 연타 위주의 스타일을 선택해 성과를 내어 자신만의 정답으로 만들 수 있고, 선천적으로 파워가 약하더라도 강한 펀치력을 위주로 하는 스타일을 자신이 진심으로 하고 싶다면 자신의 약점을 갈고닦아 자신만의 정답으로 만들 수도 있다. 결국 선택과 그에 대한 책임은 정답을 결정하는 관건이다.



인생과 복싱은 "정답"에 대해 같은 세계관을 공유한다. 내가 선택한 길에 책임을 지며 그것을 정답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이야말로 공통의 묘미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을 유의한 채로 복싱을 수련한다면 상대방의 좋은 점을 흡수하고, 나의 단점을 커버할 수 있다.



이 글도 마찬가지이다. 앞으로의 글들은 나만의 정답일 뿐, 당신의 정답이 될 필요는 없다. 필요에 따라 취사선택하며, 자신만의 정답을 만들어보길 바란다.


《록키 발보아》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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