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 라라랜드
너는 떠나지만 나는 이곳에 남아 계획한 것들을 마무리해야 한다. 그냥 흘러가는 대로 두자. 그게 우리가 마지막으로, ‘우리로서’ 할 수 있는 선택인 것 같다.
돌이켜보면 우리는 늘 차선을 택해왔다. 최선을 몰라서가 아니라, 끝내 함께할 거라는 믿음 때문이었을지 모르겠다. 더 노력할 수 있었다는 걸, 그 확신이 착각이었다는 걸 이제야 안다.
너를 위해 이루고 싶었던 꿈이었지만, 정작 너와는 함께 이룰 수 없는 꿈을 꿨다. 사랑은 함께여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에게서 멀어져야만 비로소 완성되기도 한다. 함께 이루지 못해도 함께 꾼 꿈. 나는 아마 이 꿈의 해몽을 평생 품고 살아갈 것 같다.
인생을 길게 본다면 우리는 스쳐가는 인연일 것이다. 아름다웠던 추억도 언젠가 빛바래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그 의미까지 흐려지진 않을 것이다.
네가 곁에 있었기에 견뎠던 날들이 많았다. 거셌던 청춘을 함께 건널 수 있어 좋았다. 이 여정의 끝이 여기라는 게 갑작스럽지만, 인생에는 어쩔 수 없는 것들이 더 많다는 걸 되뇌며 받아들인다.
그럼에도 분명한 건, 우리는 전보다 단단해졌다는 것이다. 미숙을 벗어나 성숙으로 한 발짝 옮겼다. 이제는 우리의 라라랜드에서 나와 각자의 삶으로 발길을 옮길 때가 온 듯하다.
너와 나는 앞으로 나아가겠지만, 그때의 우리는 언제나 그곳에 남아 서로를 응원해줄 것이다. 가끔 힘들거나 지칠 때 그때의 우리를 돌아보며 웃어주자. 문득 그때의 우리를 그리워해주자. 함께여서 행복했던 순간을 잊지 말아주자.
나는 이 이야기의 끝을 다시 쓰려 하지 않을 것이다. 행복해서 함께할 순간을 기다리지 않을 것이다. 그저 이따금 우리의 라라랜드를 떠올릴 것이다. 아름다웠던 그 모습 그대로 그때의 너를, 그때의 나를, 그때의 우리를 가슴 한켠에 그저 품어둘 것이다.
언젠가 마주치게 된다면, 애써 웃는 얼굴로 정해진 결말의 크레딧을 올리자.
그리고 그날이, 내가 마지막으로 우리의 라라랜드에 들르는 날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