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버려질 뻔한 위메프 택배비닐의 재탄생

WE MADE IT, WE MAKE IT!

최근 소비를 통해 자신의 신념과 가치를 드러내는 것이 활발한데요. 특히 환경에 좋지 않은 영향을 가급적 덜 미치는 소비 방식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이에 따라 상품을 파는 기업들도 ‘친환경’과 ‘윤리적인 소비자’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배달의 민족은 일회용 수저, 포크 안 받기 버튼을 만들고 친환경 용기 라인업 ‘그린(green)’을 선보였죠. 마켓컬리는 올페이퍼 챌린지를 통해 비닐 사용량을 크게 줄여 더 나은 소비와 친환경이라는 가치에 중점을 두는 활동을 펼치고 있고요.


버려지는 자원들에 디자인을 입히고 활용도를 더하는 업사이클링 굿즈들도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CGV는 매년 버려지는 폐스크린을 새활용한 가방을 출시했고, 대한항공은 퇴역 여객기를 분해해 만든 네임택을 한정으로 판매하는 등 많은 기업들이 각자 전문 영역에서 환경과 관련한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팀 렛잇비의 눈에 띈 건 '택배 비닐봉투'였습니다. 용도 변경, 서체 변경 등 내부 여러 사정으로 제작 후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택배 비닐봉투 10만 여 장이 창고에 쌓였다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단순 폐기하기에는 꽤 많은 양이었고, 환경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것도 잘 알았기에 우리는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어보기로 했습니다.

올 초부터 터치포굿, H22와 협업해 진행한 “새사용 캠페인”“WE MADE IT, WE MAKE IT!” 프로젝트를 소개합니다.


* 관련 기사: "그냥 버리면 아깝잖아요"...업사이클 바람 분다 / 지디넷코리아



처음엔 환경단체, 제로웨이스트숍 등을 중심으로 가장 많이 전개되고 있는 폐플라스틱 굿즈를 만드는 방식의 고객 캠페인을 기획해보려고 했는데요. 여러 외부 파트너를 물색하고 이야기 나눠보니, 대규모 마케팅 예산이 소요될 뿐 아니라 비닐을 플라스틱 원료로 재가공해 다시 플라스틱 제품으로 사출하는 과정이 원 취지와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 원점에서 우리는 비닐봉투를 효율적이고 또 올바른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거듭했고, 그 결과 명확한 프로젝트의 목표를 정할 수 있었습니다.


1. 원 용도대로 '새롭게 사용’하기

2. 별도의 인위적 가공 없이 원재료 '그대로 사용’해 업사이클링하기


이 두 가지 목표를 대전제로, 캠페인의 실행방법을 고민했는데요. 쉽고 간단하게, "우리가 쓰지 못한 택배 비닐봉투를 그 용도 그대로 쓸 사람들을 찾으면 되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하게 됐습니다. 사실 위메프에는 빅 브랜드뿐 아니라 중소 파트너가 많이 입점해 있습니다. 소상공인의 경우, 소비자들이 구매한 물건을 배송하기 위해선 꼭 필요한 포장재이지만 대량 구입을 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특히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수요가 많아지면서 구매에 차질을 빚기도 하고요.


‘새사용 캠페인’은 이렇게 포장재 소량 구입에 어려움을 겪는 개인 창작자·소셜벤처·소규모 판매자 등에게 무상으로 총 10만 장의 위메프 택배 비닐봉투를 지원하는 내용으로 기획됐습니다. 제로웨이스트 운동이 활발하지만, 생산과 소비를 ‘절대적 제로’로 만들 수 없는 상황에서 쉽게 버려질 수 있는 자원을 새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쓰레기와 자원 낭비를 줄인다는 점에서 착안한 것입니다.

해당 캠페인은 사회적 기업 ‘터치포굿’과 함께 진행했는데요. 기획의도대로 이런 수요를 적중한 덕에 캠페인을 시작한 지 하루 만에 목표치를 달성했고, 13일이라는 기간 동안 총 41만 장 신청이라는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번에는 업사이클링입니다. 비닐을 활용해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H22(희)와 협업해 위메프 택배 비닐봉투를 재료로 가방 등 패션 아이템을 만들어 텀블벅 펀딩을 진행 중인데요. H22는 여성 공예 작가인 장우희 대표가 1인 창업한 폐비닐 공예 브랜드입니다. 여러 겹의 비닐을 열과 압력을 사용해 한 겹으로 녹여 튼튼한 소재로 가공하는 ‘열 압착 기법(Heat-Bonded Technique)’을 통해 가방, 브로치, 옷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위메프의 택배 비닐봉투는 LDPE(저밀도 폴리에틸렌) 이중지로 열을 가해도 화학성분 배출이 없고 인체에 무해한 소재였기 때문에 이 방식으로 재탄생이 가능했습니다.


팀 렛잇비가 H22를 파트너로 선택해 텀블벅 펀딩을 진행한 것은 비닐을 인위적인 가공 없이 원재료로 사용한다는 것과 더불어 수요를 미리 예측해 주문받은 만큼만 물건을 생산해 또 다른 낭비를 막을 수 있다는 텀블벅의 취지에 공감했기 때문입니다.

제품 제작에 있어서도 비닐봉투를 재단한 뒤 남는 잔여 쓰레기가 없도록 택배 비닐봉투의 원 사이즈에 맞춰 제품 규격을 정했습니다. 토트백은 택배 비닐봉투 중형 사이즈 6장과 대형 사이즈 1장, 사코슈(미니 크로스백)은 소형 사이즈 4장을 활용하는 식입니다.


* 관련 기사: 택배 비닐봉투 4장이면 크로스백, 7장이면 토트백 만들 수 있다?! / 14F




이른바 “WE MADE IT, WE MAKE IT!” 프로젝트! 위메프의 ‘위’와 H22의 ‘희’ 글자를 결합해 웃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한 로고도 있습니다. 고객들을 ‘히-’하고 웃게 만들어 드리겠다는 뜻을 담아 ‘WE MAKE H22’ 워드마크도 제작했습니다. 그럼, 위메프 택배비닐의 대변신, 지금 볼까요?







WE MADE IT, WE MAKE IT!



위메프 택배 비닐봉투는 이중지로 바깥 면은 밝은 그레이, 안쪽은 어두운 그레이 컬러였는데요. 이 두 가지 컬러를 모두 활용해 제품을 제작했습니다. 밝은 그레이 컬러에는 위메프의 키 컬러인 레드를 조합하고, 어두운 딥 그레이 컬러에는 H22의 키 컬러인 블랙을 함께 사용해 남녀노소 모두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제품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정성껏 준비한 제품들을 하나하나 소개합니다!



1. 토트백

다양한 소지품을 넣을 수 있는 토트백입니다. 13인치 노트북도 수납이 가능할 정도로 넉넉한 사이즈에 튼튼하기까지 합니다. 내부에 스냅 단추를 이용해 간단하게 열고 닫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2. 사코슈

다양한 용도로 활용 가능한 사코슈입니다. 약 90g으로 과자 한 봉지와 같이 가벼운 무게입니다. 전면 수납과 후면 포켓이 있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고, 어깨끈 길이 조절로 다채로운 연출이 가능합니다.



3. 파우치 2종

일상용품과 화장품 등 넉넉한 수납이 가능한 미디엄 사이즈의 파우치와 이어폰, 카드 등을 가볍게 넣어 가지고 다니기 좋은 스몰 사이즈의 파우치 2종입니다. 오염됐을 때 간단하게 물로 세척할 수 있습니다.



4. 카드지갑

4~5장의 카드를 지참하기에 유용한 카드지갑입니다. 버튼으로 열고 닫을 수 있으며, 뒷부분의 로고 각인과 테두리의 스티치 포인트가 특징입니다.



5. 키링

텀블벅을 통해 8만 원 이상 후원해주시는 후원자 분들을 위해 가방과 파우치에 함께 연출이 가능한 키링을 선물로 준비했습니다. 제품을 제작하고 남은 자투리 원단과 비닐봉투를 사용해 손 바느질로 하나하나 정성을 담아 만들었습니다. 모두 다른 모양으로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디자인입니다.



6. 패키지 및 제품 설명서

실 제작에 사용된 위메프 택배 비닐봉투를 패키지로 구성했습니다. 각각의 제품은 최소한의 상품 보호를 위해 종이 완충재만을 활용합니다. 꼭 필요한 제품 사용 설명서는 코팅되지 않은 재생지로 만들고, 엽서로도 활용이 가능하도록 디자인했습니다.



많은 고민과 노력으로 탄생한 “WE MADE IT, WE MAKE IT!” 가방 시리즈는 2월 15일, 텀블벅 크라우드 펀딩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오늘(22일), 텀블벅의 창작 실험실 CLAP(Creative Lab Project) 3기, <업사이클, NO 플라스틱, 제로웨이스트 라이프에 도전하는 플라스틱 기획전>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뿌듯)



WE MADE IT, WE MAKE IT! 펀딩 참여하기

텀블벅 창작실험실 CLAP



비닐의 평균 사용 시간이 단 20분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이 사용 주기를 늘릴 수 있다면, 자연스럽게 쓰레기 발생을 줄이는데 우리 모두가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팀 렛잇비로선 터치포굿, H22와 함께 한 이번 프로젝트들을 통해 소비자들로부터 촉발된 거대한 제로웨이스트 흐름과 환경을 생각하는 유통에 대한 다양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19로 플라스틱 쓰레기가 급증하는 요즘, 비닐의 새로운 쓸모를 환기시키고자 하는 저희의 의도가 고객 여러분께도 모쪼록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위메프는 2014년부터 고객 단순 변심 등으로 반품된 리퍼 상품을 폐기하지 않고 재판매한 수익금을 각종 공익 활동에 사용하는 리퍼데이 캠페인도 이어오고 있는데요. 지난 해에는 판매 수익금으로 미세먼지 절감과 시민들을 위한 도시 녹화를 위해 아름다운숲 조성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앞으로도 이 같은 사회공헌 캠페인을 중심으로 자원을 순환하는 활동을 계속 고민하고 실천하겠습니다!






Credit


Project planning & Design

Jeongmin Kim


Collaborate with

Touch 4 Good      https://touch4good.com/

H22                     https://www.instagram.com/official_h22/


매거진의 이전글 우리가 만든 우리들의 목소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