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을 조금씩 자주 올립니다.
덜어내고 싶은 욕구 속에서 삶을 살지만, 그 욕구 안에서도 채워내고 싶은 욕구는 모순적이게도 존재한다. 그 욕구가 가장 만연하게 드러나는 곳은 바로 내 피부 위. 타투다.
처음에는 소중한 것을 채우겠다고, 다른 사람들처럼 이유 없는 것은 채우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렇게 첫번째로 6년간 함께 산 고양이 콩이를 채웠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인스타그램에 이쁜 타투를 보면 계속 저장하기를 눌렀다. 의미없고, 좋아하지도 않아 자주 먹지도 않는 코카콜라를 저장하고, 의미 없이 손목에서 부터 시작해 팔꿈치 안쪽을 감싼 나뭇잎을 저장했다. 그렇게 나는 채우고 싶다는 욕구로 오늘을 보내고 있다.
다음 타투도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서 장기기증 타투를 하기로 했다. 상희와 함께. 같이 사귀기 시작한 그 날에 예약을 했다. 의미 없는 타투에 저장하기를 누르면서도 나는 의미 있는 것으로 내 몸을 채우기 위해 신중해진다. 모순적이지만, 그래서 나 다운 이 행위에 헛웃음 한 번 짓고 의미 없는 타투들에 또 좋아요와 저장하기를 누르겠지. 근데 어쩌나. 그게 나인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