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당무 Jul 27. 2022

덕다이빙, 그게 뭐길래

프리다이빙 2일 차, 덕다이빙을 잘해야 수면 아래로 더 깊숙이 내려갈 수 있다. 깊은 바다가 두려운 나에게 물 위에 떠 있는 것만으로 충분히 겁이 났다. 


서귀포항에서 배를 타고 5분 정도 걸리는 문섬이라는 곳에 내렸다. 동남아처럼 맑고 투명한 바다는 아니어서 바닷속이 보이지 않았다. 구름이 많이 껴 날씨도 흐린 탓에 바닷물은 더욱 진하게 느껴졌다.


교육생은 나 포함 두 명이었지만 강사님과 함께 다이빙을 즐기러 네 명 정도가 더 합류했다. 물속에서 롱핀(오리발)을 착용해야 했기 때문에 바다에 퐁당 빠져야만 했다. 처음에 다이빙 전용 마스크에 자꾸 물이 들어가 애를 먹어서 겁이 났지만 다른 마스크로 교체 후 바로 적응했다.


줄을 잡고 숨을 참은 채 7미터 정도를 내려가야 한다. 우리는 여기서 압력 평형(귀 고막을 편하게 연습해주는 것)이라는 걸 하기 위해 이퀄라이징이라는 것을 해야 한다. (코를 막고 배에 힘을 줘 귀로 공기를 빼내는 것이다) 이것을 잘해야 더 깊은 곳까지 내려간단다. 


물속에 들어가는 것도 거꾸로 내려가야 하고 숨도 참아야 하고 이퀄라이징이라는 것도 계속해줘야 하는데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어느 정도 내려가면 고막이 아파서 올라와야 한다. 정수리가 바닥을 향해야 되는데 자꾸 내 눈이 바닥을 향한다. 


그리고 시작된 덕다이빙. 오리가 물속에 들어가는 모습이라 해서 덕다이빙이라고 한다. 자연스레 허리에 힘을 주고 거꾸로 들어가야 되는데 자꾸만 내 몸은 새우등이 돼버린다. 내 몸이 너무 긴장돼서 힘을 주고 있다고 하는데 아직은 물과 친해지지 않은 모양이다. 


덕다이빙을 완벽하게 소화해 내진 못했지만 깊은 바다 위에서 스노클링 하며 예쁜 물고기도 보고 물에 대한 두려움을 덜어낸 것만으로도 많은 일을 한 것 같다. 이틀 강습은 여기서 끝이다. 아쉬움을 뒤로한 채 돌아왔지만 남은 휴가 기간 동안 덕다이빙 연습을 해 볼 생각이다. 


덕다이빙, 꼭 잘 해내고야 말 테다.






작가의 이전글 인생도 프리다이빙처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