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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

함부로 소원을 빌지 말자.

by 홍당무

<간절히 그렇다고 생각되면 반드시 그렇게 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문장이면서 믿고 있는 명언이다. 간절함을 알고 간절함을 이루었던 경험이 많기 때문이다. 간절함을 위해 모든 걸 그 소망에 담에 불태운다면 간절한 마음이 온 우주에 퍼져 실현되기 때문이다. 무슨 사이비 종교집단 같은 말을 하는 것처럼 느껴지겠지만 실제로 나는 그 간절함이 무엇인지 마음으로 철저히 깨달았기 때문이다.


경험을 통해 간절함의 의미와 마음을 알게 되었다. 간절한 마음은 아무 때고 생기지 않는다. 그런 마음을 아직 가져 보지 못했다면 이루고 싶은 꿈에 모든 걸 기울이고 마음을 다해보다. 사실 지금 난 놀고먹는 백수가 된 지 9개월째가 되었다. 그 무엇에도 간절한 마음을 두는 곳도 없다.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했다. 아니, 꼭 그렇지는 않다. 물론 행동했을 때보다는 기회가 적게 오는 건 사실이다.


가장 최근에 간절했던 일은 중국어 한어수평고시(HSK5급)에 합격하는 일이었다. 스스로가 5급 합격은 만족할만한 급수였다. 급수는 숫자가 높을수록 고급이다. 300점 만점에 180점 이상이면 합격이다. 딱 한 달을 인강으로 공부했고, 그래도 합격점은 자신이 있었다. 처음으로 도전하는 중국어 자격증 시험이었다.


독해문제에서 시간이 많이 부족했다. 처음이라 시간안배를 잘 못했던 탓에 절반이상을 찍어야만 했다. 망했다. 그야말로 망했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합격하고 싶었다. 그렇게 간절하진 않았지만 노력도 많이 했고 쓰기와 듣기에서 점수가 받쳐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컸다. 간절한 마음을 키우기로 했다. 간절해보자. 간절할 만큼 자격증으로 내가 당장 무엇을 해야만 하는 건 아니었다. 그저 자기만족이었을 뿐. 그래도 간절했기에 합격이라는 영광이 나에게 찾아왔다.


이야기의 첫 글로 간절함을 시작하는 것은 내 모든 삶이 간절함으로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때로는 간절함이 안 좋은 운으로 다가올 때도 있다. 이루어진다고 그게 내 인생 책임져 주는 게 아니다. 원했던 간절함은 반대로 원하지 않는 삶으로 이어주곤 한다. 그 법칙을 깨달은 후에야 간절함의 무서움도 알게 되었다. 함부로 간절하게 원하면 안 된다는 것을.


제주의 삶은 내 인생 통틀어 두 번째 간절함이었다. 제주에 오는 건 그렇게 간절함에 따라오게 됐지만 원했던 만큼 삶이 행복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그 수많은 날 중에 기억되는 건 온통 안 좋은 기억뿐이다. 좋은 날은 잘 생각이 떠오르질 않는다. 그런데 왜 유독 안 좋았던 일들은 그렇게 생생히도 기억이 나는 것일까? 그래도 아직까지 제주를 떠나고 싶은 마음이 없다는 건 그래도 행복이 여기에 남아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제주의 삶은 한마디로 이렇다 저렇다 결론 내릴 수가 없다. 살다가 떠난 사람도 많이 봤고 잘 살고 있는 사람들도 아직 주변에 많이 있다. 하지만 이것 하나만은 확실히 말할 수 있다. 바람 많은 제주에서 바람이 싫어 떠난 사람이 많다는 것을. 왜냐하면 나도 그 바람이 싫을 때가 많았기 때문이다. 우선 바람에 잘 적을 할 수 있어야 잘 버틸 수 있다. 제주에서는 우산이 필요 없다. 비 오는 날엔 바람도 함께 부는 날이 많기 때문에 우산이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다.


제주가 그래도 좋아서 버티는 이유는 바다와 숲, 그리고 오름이다. 대자연을 가까이 느낄 수 있는 혜택은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권한이 아니다. 이런 혜택은 비움이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다. 얻는 만큼 버리는 것 또한 있어야 한다. 도시의 화려한 밤을 좋아하면서도 대자연의 아름다움은 이길 수가 없다. 그것이 내가 제주를 떠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인 것이다.


인생에서 가장 희미한 부분에 서 있는 지금, 나는 또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려고 한다. 무엇이 될지는 아직 모른다. 여러 개의 갈레 길이 펼쳐져 있다. 발길이 닿는다고 아무 데나 갈 수는 없다. 백수도 해 본 사람이 한다고 노는 게 취미? 놀면서도 통장이 돈이 꼬박꼬박 꽂힌다면 해 볼만한 생활이겠지. 요즘 같은 세상에 여행하며 돈 버는 친구들이 얼마나 많은가?


일단은 좀 모든 걸 비워내고 제주에서 내가 겪었던 수많은 이야기들을 하나씩 꺼내 보려고 한다. 그렇게 하나둘씩 꺼내다 보면 다시 내가 가야 할 길, 앞으로는 겪지 말아야 할 시행착오들을 더듬어 보면서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다 보면 새로운 생각과 미래를 그릴 수 있겠지. 하고 싶은 게 많아 또 새로운 무언가에 도전한다면 그것이 이제는 마지막이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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